"MMORPG, 꼭 무거워야 하나?"...이클립스가 던진 '도전장'
입력 2026.07.23 21:00
수정 2026.07.24 08:45
엔픽셀 개발·스마일게이트 퍼블리싱
이용자 부담 낮춘 'MMOLite' 전면에
22일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제작 발표회에서 개발진들이 게임 포토월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혁 엔픽셀 AD, 이상문 PD, 신재익 스마일게이트 이사. ⓒ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신작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이클립스)' 출시 일정이 오는 9월로 확정됐다. 성장과 전투, 대규모 협력이라는 MMORPG의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장시간 접속과 반복 사냥, 정해진 시간에 참여해야 하는 콘텐츠에서 오는 피로를 덜어냈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잡았다.
스마일게이트는 22일 경기도 분당 퍼스트타워에서 이클립스 제작발표회를 열고 게임의 주요 콘텐츠와 서비스 방향을 공개했다. 엔픽셀이 개발하고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는 이클립스는 언리얼 엔진5 기반의 PC·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MMORPG다.
개발진이 내세운 키워드는 MMORPG와 'Lite'를 합친 'MMOLite'다. 통상적인 MMORPG는 일일 퀘스트 등 '숙제'라 불리는 요소가 많았다. 자연스레 이용자가 게임의 타임라인에 따라 생활을 맞추며 피로를 가중시키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클립스는 이런 구조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발표를 담당한 이상문 엔픽셀 개발총괄·PD는 "콘텐츠의 가벼움을 지향한다기보다 MMORPG를 즐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줄이는 것이 저희의 방향"이라며 "즐길 콘텐츠가 많아지는 것과 이용자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별개"라고 말했다.
접속하지 않아도 성장…'성소·AI 모드'로 숙제 줄인다
개발진은 MMOLite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차별화 콘텐츠와 시스템을 준비했다.
핵심 콘텐츠는 '성소'다. 성소에서는 경험치와 성장 재료, 소환권 등이 시간에 따라 쌓인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동안에도 보상이 누적되며, 이를 통해 매일 같은 콘텐츠를 반복해야 하는 부담을 낮춘다.
성소에서 지급되는 재화는 다른 이용자와 거래하는 용도보다 개별 캐릭터의 성장을 돕는 데 쓰인다. 재화 공급이 게임 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다만 직접 플레이한 이용자에게는 상위 던전과 보스, PvP 등을 통한 추가 보상이 주어진다. 접속하지 않은 이용자의 성장을 보완하되 플레이 시간에 따른 차이까지 없애지는 않겠다는 설명이다.
'24시간 AI 모드'도 적용한다. 이용자가 게임을 종료한 뒤에도 설정한 방식에 따라 캐릭터가 사냥과 성장을 이어가는 기능이다. 개발진은 AI로 인한 성장과 실제 플레이를 통한 성장 간 균형을 서비스 과정에서 계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4시간 AI 가동에 따른 서버 부하 역시 상시 확인하며 게임 이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이클립스 타임'으로 정해진 시간이나 주기마다 접속해야 할 필요성도 낮춘다. 이용자는 주간 단위로 주어진 기간 동안 원하는 시간대에 접속해 보상을 몰아서 획득할 수 있다. 게임에서 정해준 특정 요일이나 시간에 반드시 접속해야만 보상을 챙기는 게 아닌, 자신의 일정에 따라 집중 파밍 시간을 선택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직업 특성상 새벽을 제외한 시간대에 플레이가 어려운 유저의 경우, 새벽에 접속해 접속 보상이나 버프 등을 받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른 MMORPG들은 주로 이벤트 시간대나 성장 지원 버프 시간이 몰려 있는 경우가 많아 주간 유저 대비 새벽 유저들의 혜택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는 형태다.
PvP(유저 간 대결)도 선택 사항으로 뒀다. 대부분 지역은 안전지대로 구성하고, 더 빠른 성장과 보상을 원하는 이용자가 PvP 지역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세력전 콘텐츠 '하이리버 전장'은 즉시 매칭과 약 10분의 경기 시간, 무한 부활, 사망 페널티 제거를 통해 대규모 전투의 진입 부담을 낮췄다.
전투는 4개 클래스와 무기 선택을 토대로 구성된다. 파이터·레인저·소서리스·어쌔신은 각각 두 종류의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같은 클래스라도 무기에 따라 공격과 방어, 지원과 기습 등 역할이 달라진다.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해 효과와 활용 방식을 바꾸는 '스킬 융합', 성흔과 성유물을 조합하는 '권능 시스템'도 마련했다. 단순히 수치를 높이는 성장보다 이용자가 스킬과 장비를 조합해 자신만의 전투 방식을 만드는 데 무게를 뒀다.
22일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 제작 발표회에서 이상문 PD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상준 기자
확률형 상품은 유지…부담 완화 체감이 관건
MMOLite의 성패는 게임의 사업모델(BM)에서도 이용자가 부담 완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같은 MMORPG더라도 과금 유도 방식의 설계에 따라 이용자의 진입장벽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가챠'로 표현되는 특유의 확률형 상품 BM 극악의 확률 대비 높은 구매 비용으로 인해 유저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돼 왔기에, 이클립스의 BM에도 이용자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신재익 스마일게이트 퍼블리싱사업본부 이사는 "확률형 상품이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여타 MMORPG보다 확률 상품의 기대값을 높이고 단기 매출보다 장기적인 서비스 만족도를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출시 이후에는 확률 의존도가 높은 상품보다 확정적으로 효용을 얻거나 캐릭터의 성장을 지원하는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소에서 소환권을 계속 제공하고 이클립스 타임으로 파밍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과금 압박을 낮추기 위한 장치다.
다만 확률형 상품의 가격과 확률, 유료 이용자와 무과금 이용자의 성장 격차 등 구체적인 구조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게임 출시 이후 진정성 있는 업데이트로 증명할 과제다.
발표회 내내 제작진이 강조한 요소는 '부담 완화’와 '완성도'였다. 개발진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클립스의 출시 시점을 당초 목표였던 2025년보다 1년 늦추기도 했다. 여러 차례 테스트에서 확보한 플레이 데이터와 이용자 의견을 토대로 성장 구조와 전투, 편의성을 다듬느라 일정이 미뤄졌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자동 사냥과 방치형 보상, 확률형 상품을 함께 운용하면서도 성장과 전투의 성취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클립스가 내세운 'MMOLite'가 홍보 문구에 머물지 않고 게이머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을지, 9월 정식 출시 이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