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1주택도 보유세 겨냥…기준선 놓고 조세저항 예고
입력 2026.07.22 07:33
수정 2026.07.22 07:33
실거주 해도, 1주택자여도 ‘똘똘한 한 채’는 세금 더 걷나
23일 부동산 토론회 앞두고 반대 의견 쏟아져
“내가 올린 집값 아닌데”…은퇴한 고령층 등 조세부담 우려
ⓒ뉴시스
정부가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라도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을 차단하고 고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택을 매각해 시세차익을 실현하지 않은 실거주 1주택자에게까지 세 부담을 높일 경우 조세 저항이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세제 개편을 앞두고 오는 23일 부동산 정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서는 주택 공급과 금융, 부동산 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지만 해당 의견들이 실제 세제 개편안과 부동산 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정부가 연초부터 부동산 세제 강화를 주요 정책 수단으로 거론해 온 데다 최근에는 다주택자 뿐 아니라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실거주 1주택자까지 보유세 강화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실거주 중인 1주택자라도 보유 주택 가격이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보유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의중도 드러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9일 한 방송에 출연해 “실거주용 한 채라도 초고가 부동산에 대해선 달리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적정 수준이 얼마인지,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남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부동산 토론회를 앞두고 진행 중인 정책 제안에서도 정부는 초고가 주택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높여야 하는지 묻는 한편, 그 기준으로 20억원과 30억원, 40억원, 50억원, 70억원, 100억원을 제시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 기준 상위 1% 가격 기준선은 46억4998만원으로, 초고가 주택 기준이 40억원으로 설정될 경우 서울 내 상위 1% 안팎의 수준 주택이 보유세 강화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두고 벌써부터 반발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토론회 정책 제안 게시판에도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은퇴 후 소득 없이 아파트 한 채만 가지고 있는 노인들에겐 큰 걱정”이라며 “연금으로만 생활하고 있는데 보유세를 올리면 소득은 줄게 되고, 생활은 어려워진다. 오래 살고 있는 아파트를 억지로 팔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가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나면 생활비를 줄이거나 세금을 감당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시점에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장기간 한 주택에서 거주해 온 1주택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택을 매입한 투기 수요와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정책과 주택 수급 불균형 등 외부 요인으로 집값이 상승했는데도, 이를 실거주 중인 집주인의 책임으로 돌려 징벌적 성격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을 지정해 보유세 부담을 더 지우게 되면 그 아래 가격대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그동안 다주택자 세금을 강화했다 발생했던 비슷한 부작용들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조세제도 자체가 누진적인 구조로 고가 주택일수록 세금을 많이 내게 돼 있기 때문에 초고가 주택 세금을 더 강화할 때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정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면 가격보단 주택 가격 분포상 아주 적은 비중에만 규제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집값 상승의 책임 소재를 집주인으로 돌린 것이기 때문에 억울할 수 있다”며 “구입 가격을 기준으로 보유세를 산정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