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성과급 후폭풍…파운드리 81% "이직 고려"·DX 노조는 집회
입력 2026.07.16 18:29
수정 2026.07.16 19:01
파운드리 이직 의향 메모리의 2배 넘어…시스템LSI도 75.4%
동행노조 "DX 패싱" 반발…사업부별 보상 격차 놓고 불만 확산
16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성과급 격차 등에 반발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삼성전자에서 사업부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내부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DS) 부문에서는 파운드리 직원 10명 중 8명 이상이 향후 2년 내 이직을 고려한다는 노동조합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DX(디바이스경험) 부문에서는 노동조합이 보상 차별을 주장하며 집회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DS 부문 구성원 8297명을 대상으로 '향후 2년 내 이직 의향'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9.5%가 이직 의향이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이라고 답했다.
사업부별로는 파운드리사업부가 81.5%로 가장 높았다. 이 가운데 이직 의향이 '매우 높음'이라고 답한 비율이 약 62%, '높음'은 19%였다.
시스템LSI사업부도 75.4%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반도체연구소가 60.6%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은 34.3%, TSP총괄은 33.7%, 메모리사업부는 32.7%, AI센터는 31.6%로 집계됐다.
특히 파운드리사업부의 이직 의향은 메모리사업부(32.7%)의 2배를 훌쩍 넘었다.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파운드리 경쟁력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인력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사업부별 이직 의향이 큰 차이를 보이면서 최근 도입된 반도체 부문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분위기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통해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성과급 규모가 달라지는 구조인 만큼 실적 호조를 이어가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 사이 보상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업노조는 이날 DS부문 정책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이번 이직 의향 조사 결과와 2027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일정, 정부 메가프로젝트 대응 방침 등을 논의했다.
DS부문 정책위원회는 각 사업부 조합원이 직접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교섭 요구안에 반영하기 위한 조직으로 메모리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 각 6명, 시스템LSI사업부 5명, 공통조직 8명 등 총 25명으로 구성됐다.
노조는 앞으로 매월 정기회의를 열어 조합원 요구를 수렴하고 정책위원회와 회사 간 정례 회의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고용 및 근로조건 변화 가능성도 점검해 정주 여건과 근로조건, 산업안전 등을 중심으로 '메가프로젝트 패키지 요구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조합이 직접 조사한 이직 의향 결과는 현장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다"며 "회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실효성 있는 인력 유출 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2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들이 16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열린 'DX부문 사기진작 및 보상방안 마련 촉구 집회'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뉴시스
DX부문에서도 보상을 둘러싼 노조의 반발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제2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이날 오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 교섭 과정에서의 이른바 'DX 패싱'과 보상 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동행노조는 2026년 임금교섭의 백지화와 실질적인 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DX 직원들에게 자사주 1000주에 상응하는 보상을 지급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회사의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DX 구성원들의 헌신과 노고가 있다"며 경영진이 보상 차별을 초래해 DX 직원들에게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문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처사를 묵과할 수 없다"며 "'DX 패싱'으로 점철된 2026년 임금교섭을 백지화하고 실질적 교섭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DS부문에서는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를 중심으로 높은 이직 의향이 나타나고 DX부문에서는 보상 격차에 대한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의 사업부별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