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뒤집었다' 역전 DNA 깨어난 아르헨티나, 2연패까지 단 1승
입력 2026.07.16 06:29
수정 2026.07.16 06:30
2연속 월드컵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 ⓒ REUTERS=연합뉴스
'축구의 신'이 지배하는 아르헨티나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벼랑 끝에 몰릴 때마다 더 강하게 고개를 드는 아르헨티나가 또 한 번의 드라마를 쓰며 월드컵 2연패를 향해 진격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후반 막판 터진 리오넬 메시의 연속 도움에 힘입어 잉글랜드에 2-1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두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역전의 명수’다운 행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지난 16강 이집트전에서도 먼저 실점을 허용한 뒤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인 바 있다. 토너먼트에서만 벌써 두 번째 역전승.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순간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집중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기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스위스와의 8강전에서도 1-1로 비긴 연장 후반에만 2골을 몰아쳐 관중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바 있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 이후 만날 때마다 거친 신경전을 벌였던 양 팀의 맞대결은 21년 만의 월드컵 무대에서도 여전히 뜨거웠다.
아르헨티나는 메시를 제로톱에 가까운 원톱으로 세운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고,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을 전방에 배치한 4-2-3-1로 맞섰다. 초반부터 그라운드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거친 태클과 몸싸움이 이어지며 양 팀 선수들이 거칠게 충돌했고, 벤치 스태프들까지 가세해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됐다. 잉글랜드 수비진은 메시를 꽁꽁 묶기 위해 거친 파울을 불사하며 경고를 수집했다.
팽팽하던 균형을 먼저 깨뜨린 쪽은 잉글랜드였다. 후반 10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해리 케인이 찔러준 롱패스가 기점이 됐다. 오른쪽 측면을 허문 모건 로저스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앤서니 고든이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아르헨티나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내준 아르헨티나는 파상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두터운 수비벽과 골키퍼 조던 픽포드의 '야신 모드'에 막혀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결정적인 슈팅이 픽포드의 손끝에 걸릴 때마다 결승행 티켓은 잉글랜드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동점골의 주인공 엔소 페르난데스. ⓒ AP=연합뉴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는 '역전의 DNA',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메시가 있었다.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41분, 메시가 아크 정면에서 수비를 끌어당긴 뒤 빈 공간의 엔소 페르난데스에게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다. 페르난데스는 망설임 없이 오른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이 공은 조던 픽포드조차 손쓸 수 없는 궤적을 그리며 동점골로 연결됐다.
기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후반 추가시간인 47분 역전극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른쪽 측면을 허문 메시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타점 높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불과 6분 사이에 스코어를 뒤집는 순간이자, 메시가 왜 자신이 '축구의 신'인지를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증명한 순간이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거친 육탄방어로 잉글랜드의 마지막 총공세를 막아내며 리드를 지켜냈다. 2018년 러시아 대회에 이어 또다시 준결승의 벽을 넘지 못한 잉글랜드는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고, 아르헨티나는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이라는 대업에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