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불나도 안 번진다"…삼성SDI, UPS 화재시험 세계 첫 통과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7.14 15:52
수정 2026.07.14 15:52

모듈 전소에도 인접 랙으로 화재·폭발 없어

배터리 기반 UPS 신규 설치 지난해 45GW…30% 증가

LG엔솔·중국 업체 가세…LMO 각형으로 차별화

삼성SDI UPS. ⓒ삼성SDI

삼성SDI가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배터리로 글로벌 안전기관의 대형 화재시험을 세계에서 처음 통과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배터리 기반 UPS 설치가 빠르게 늘고 중국 업체까지 관련 제품을 확대하면서 삼성SDI는 고출력과 공간 효율에 화재 확산 차단 성능을 더해 차별화에 나섰다.


14일 삼성SDI에 따르면 회사의 UPS용 배터리는 최근 글로벌 안전 인증기관 'UL 솔루션즈'가 주관한 옥내 대형 화재시험(Indoor LSFT)에서 평가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


UPS는 정전이나 전압 이상이 생겼을 때 저장한 전력을 즉시 공급해 비상발전기가 가동될 때까지 전력 공백을 메우는 장치다. 서버와 통신장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순간적인 정전도 서비스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필수 설비로 꼽힌다.


시험은 UPS 배터리 랙 안의 모듈을 강제로 전소시킨 뒤 인접한 랙과 시스템으로 불이 번지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험 대상 모듈은 모두 탔지만 주변 랙으로 화재가 전파되지 않았고 가스 배출이나 폭발, 파열도 발생하지 않았다.


상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불은 자체적으로 꺼졌다. 삼성SDI는 UL 솔루션즈가 올해 초 도입한 해당 시험 기준을 공식 충족한 세계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 제품. ⓒ삼성SDI


이번 시험이 주목받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타고 UPS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발표한 '글로벌 에너지 리뷰 2026'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배터리 기반 UPS 신규 설치 용량은 지난해 45GW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UPS에 요구되는 성능도 높아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규모로 가동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데다 연산 작업에 따라 부하가 짧은 시간 안에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전 대응뿐 아니라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받아내는 고출력 성능과 설치 공간을 줄이는 에너지 밀도, 화재 확산을 막는 안전성이 함께 중요해졌다.


UPS용 배터리에서 발생한 화재가 데이터센터 운영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국내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9월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UPS용 리튬이온배터리 이전 작업 중 발생해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에 장애를 일으켰고 리튬이온배터리 열폭주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설비가 부족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시장 경쟁도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 UPS 랙 시스템 'JP6'를 국내에서 처음 공개했다.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적용한 서버용 배터리백업유닛(BBU)도 함께 전시하며 AI 데이터센터용 제품군을 넓혔다.


중국 업체도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용 제품을 구체화하고 있다. EVE에너지는 지난 4월 UPS와 800V 직류 시스템, 48V 분산형 전원을 아우르는 데이터센터용 전력 솔루션을 공개했다. 배터리 내부 온도와 압력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는 안전 기술도 내세웠다.


가격 경쟁력이 강한 중국 업체가 제품군을 확대하면서 국내 업체들은 고출력과 공간 효율, 안전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SDI가 이번 대형 화재시험을 통해 시스템 단위 안전성을 입증한 것도 이 같은 경쟁 구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터배터리 2026 전시회에 전시된 삼성SDI UPS 솔루션 'U8A1'. ⓒ삼성SDI

삼성SDI는 리튬망간산화물(LMO)을 적용한 각형 배터리로 UP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MO는 내부 저항이 낮아 짧은 시간에 큰 출력을 내는 데 유리하다. 열과 충격에 강한 알루미늄 케이스와 내부 가스를 배출하는 벤트도 적용했다.


삼성SDI는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ESS 시장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형전지 부문에서는 데이터센터용 BBU를 전동공구와 마이크로모빌리티에 이은 신규 수요처로 키우고 있다. 전력망용 ESS부터 시설용 UPS, 서버 랙용 BBU까지 AI 전력 인프라 전반에서 배터리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용 배터리는 삼성SDI의 실적 회복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57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6% 늘었고 영업손실은 1556억원으로 64.2% 줄었다. 배터리 부문도 ESS·UPS·BBU 등 비전기차 수요 회복으로 매출이 12.5%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61.0% 축소됐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신규 프로젝트 양산과 국내외 ESS 사업 확대, 고출력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를 바탕으로 하반기 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화재시험 통과로 UPS 제품의 고출력과 공간 효율에 시스템 단위 안전성까지 더해 AI 데이터센터 수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 통과로 차별화된 안전성 기술을 인정받았다"며 "AI 데이터센터용 ESS 등 다양한 시장에서 고객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