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선언 잇따르는데…'연임 도전' 정청래가 타이밍 재는 이유
입력 2026.07.10 06:30
수정 2026.07.10 09:11
후보군 확정 수순…전대 레이스 본격화
호남·민생·안전…주자별 차별화 행보
"출마 시점·전략 주목"…정청래 변수 부상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이 속속 이어지며 8·17 전당대회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부터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한 김민석 전 총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청래 전 대표, 당사에서 출마 선언을 한 송영길 의원,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한 고민정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 고민정 의원에 이어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의 출마 선언으로 정청래 전 대표까지 5파전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 전 대표는 현재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아 당 안팎의 시선이 그의 입에 쏠리고 있다.
경쟁 후보들이 출마 선언을 완료하며 레이스를 시작한 상황에서 연임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정 전 대표가 과연 어떤 시점에, 어떤 메시지와 전략을 들고 판에 뛰어들지가 전당대회 초반 판세를 좌우할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후보들의 행보도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송 의원은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키고 총선 승리와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이념 싸움이나 갈라치기 싸움이 돼서는 안 된다"며 민생 중심의 당 운영과 호남 발전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같은 날 김 전 국무총리는 호남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전남 지역 폭우 피해 상황을 고려해 여수 수산시장 및 중마시장 방문 등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비공개 당원 간담회 위주로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몸은 전남에 있지만 마음은 충청을 비롯한 피해 현장을 향하고 있다"며 "당에 돌아와서도 국민 안전을 가장 먼저 챙기겠다"고 밝혔다.
메인 주자로 꼽히는 정 전 대표는 출마 선언 시점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 대 1, 3 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픕니다"라는 글을 올린 데 이어, 이날에는 "당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 탓하고 네거티브하는 것"이라며 "상대방을 헐뜯지 않겠다. 때리면 맞겠다"고 적었다.
정 전 대표의 공식 출마 시점을 두고는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을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오는 11일 몽골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데다 민주당 대표 후보 등록도 16~17일 예정된 만큼, 순방 기간 불필요한 '자기정치' 논란을 피하면서도 후보 등록 전 가장 효과적인 시점에 메시지를 내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한 친청(친정청래)계 인사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정 전 대표의 출마 시점과 관련해 "대통령이 해외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순방 기간인 점을 약간은 고려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있다"며 "다음 주 초반쯤에는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친청계 내부에서도 이같은 기류를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민수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시점에 정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면 곧바로 '자기정치'라는 프레임이 씌워졌을 것"이라며 "실체 없는 '자기정치' 프레임으로 흔들기보다 당의 미래와 정권 성공을 위한 건설적인 고민에 쏟아달라"고 주장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출마 선언 시점 자체보다 그가 들고 나올 '명분'과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준일 시사정치평론가는 정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지연에 대해 "왜 다시 출마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과 돌아가는 판을 보며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보인다"며 "출마 선언을 언제 하느냐보다는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구도가 정청래 책임론을 중심으로 한 '반청(반정청래) 연합' 양상을 띠고 있어, 고립된 구도를 정 전 대표가 어떤 카드와 전략으로 깨뜨릴 수 있는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한편 고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 이후 방송 출연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냈고, 김 전 의장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출사표를 던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