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건국 250주년 연설서 “반공” 강조…‘장진호 전투’ 참전용사 소개
입력 2026.07.05 15:19
수정 2026.07.05 15:24
“공산주의, 암처럼 도려내야”…11월 중간선거 의식 ‘정치적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공산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反) 트럼프 진영을 겨냥한 이념 공세를 본격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1776년 7월4일 독립선언서 채택 이후 이어진 미국의 역사를 되짚으며 "공산주의는 패배자이며, 앞으로도 늘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의 정반대이며, 공산주의 체제는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며 “우리의 전사들은 전세계 전장에서 공산주의와 싸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40도를 웃도는 찜통 더위와 갑작스러운 뇌우 등 악천후를 뚫고 강행됐다.
특히 한국전쟁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들을 직접 호명했다. 그는 “우리는 공산주의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용사들에게 자랑스럽게 감사를 표한다”며 6·25전쟁 중 미군과 중국군이 정면 충돌한 ‘장진호 전투’에 참여했던 패트릭 핀 해병대 병장과 루디 미킨스 일병, 그리고 10배가 넘는 적과 맞서 싸워 은성훈장을 받은 소니 레이를 소개했다. ‘장진호 전투’(1950년 11월26일~12월13일)는 미 해병대가 사상 최악의 전투로 기록하고 있다. 중공군 포위망을 뚫는 과정에서 2500명이 전사하고, 8000명이 동상을 입는 등 1만 8000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났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내셔널몰에서 열린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참전용사들. ⓒ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것(공산주의)은 암과 같다. 도려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나라에 공산주의자들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고 목청을 돋웠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이후 냉전 시기를 거치면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하면서도, 미 국내 정치에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최근 민주당 소속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을 비롯해 민주적 방식을 통한 사회주의 구현을 추구하는 민주사회주의 세력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대 진영을 공산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은 "당파적 정치와 애국주의적 호소를 뒤섞었다"며 "역대 대통령이 국민통합의 기회로 삼아온 독립기념일 연설로는 이례적으로 당파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는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는 SAVE법을 통과시킴으로써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AVE법’은 그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처리를 거듭 촉구하는 ‘유권자 신분 강화 법안’(유권자 ID 법안)을 뜻한다.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의 원칙적 금지 등이 주요 내용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 거행된 미 건국 250주년 기념행사 도중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지고 있다. ⓒ AP/뉴시스
미군이 전세계 최강이라고 강조한 그는 “우리는 그것(군사력)을 사용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베네수엘라를 보라. 이란을 보라. 우리는 그것을 제거했다. 그들의 군대를 궤멸시켰다”고 말했다. 또 “미국 국민보다 더 많은 선을 행하고, 더 큰 용기를 보이고, 더 많은 발전을 이루고, 더 많은 불의를 바로잡고, 더 큰 위업을 달성한 국민은 없다”며 “250년 동안 미국은 전세계 모든 나라의 희망이었고, 약속이었고, 빛이었고,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계에는 거대한 제국, 광대한 왕국, 강대한 국가, 그리고 무서운 폭군이 있었다. 그들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며 “250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 공화국은 여전히 우뚝 서 있으며 강건하다”고 언급했다.
그의 연설이 끝나자 곧바로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주최 측은 이날 86만여 발의 폭죽을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셔널몰에 마련된 특별 관람석에서 불꽃놀이를 지켜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