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축구야?’ 주먹질에도 경고 제로, 월드컵 격 떨어뜨린 소림 축구
입력 2026.07.05 10:12
수정 2026.07.05 10:12
경기 내내 거친 파울을 일삼은 파라과이. ⓒ AFP=연합뉴스
축구가 아니라 격투기에 가까웠다. 90분 내내 이어진 도 넘은 신경전과 비신사적인 플레이, 그리고 이를 묵인한 주심의 황당한 판정이 얼룩진 한 판이었다.
프랑스는 5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16강전에서 후반 터진 음바페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파라과이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프랑스는 힘겹게 8강 진출권을 따내며 한숨을 돌렸다. 결승골을 터뜨린 음바페는 이번 대회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서며 이름값을 해냈다. 프랑스의 8강 상대는 앞서 개최국 캐나다를 3-0으로 완파한 ‘돌풍의 팀’ 모로코다.
축구 통계 업체 '폿몹'에 따르면, 이날 파라과이의 경기 방식은 극단적이었다. 점유율은 고작 24%에 그쳤고, 총 패스 횟수는 183회로 프랑스(568회)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사실상 경기 내내 라인을 내린 채 5-4-1의 '두 줄 수비'로 버티는 축구였다.
문제는 수비의 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었다는 점이다. 공식 집계된 파라과이의 반칙은 13회로 프랑스(11회)와 수치상으론 비슷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경합 상황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도를 넘은 몸싸움과 신경전이 판을 쳤다.
가장 황당한 대목은 휘슬을 잡은 일기즈 탄타셰프(우즈베키스탄) 심판의 관대한 판정이었다. 파라과이 선수단의 거친 플레이에는 침묵하면서, 오히려 이에 항의하고 대응한 프랑스 진영에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나온 3장의 옐로카드는 모두 프랑스 선수들의 몫이었다.
전반 종료 10분 전, 참다못한 프랑스의 '캡틴' 킬리안 음바페가 결국 폭발했다. 파라과이의 안드레스 쿠바스가 페널티 박스 외각에서 자신을 따돌린 음바페를 노골적으로 잡아끌어 넘어뜨린 것이 시발점이었다. 바닥에서 일어난 음바페가 쿠바스를 밀치자 파라과이 선수들이 격분하며 달려들었고, 양 팀 선수들이 뒤엉키는 일촉즉발의 난투극 상황이 연출됐다. 프랑스의 우스만 뎀벨레까지 가세하며 경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기 내내 거친 파울을 일삼은 파라과이. ⓒ AFP=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주심이 상황을 간신히 진정시킨 후 경기를 재개하려던 찰나, 파라과이의 마티아스 갈라르사가 공과 상관없는 지역에서 음바페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음바페는 그대로 바닥에 뒹굴었다. 명백한 퇴장성 비신사적 행위였지만 주심은 경고조차 주지 않았다. 리플레이 화면상 갈라르사의 주먹이 음바페의 안면이 아닌 손을 가격한 것으로 확인되긴 했으나, '보복성 타격' 행위 자체에 면죄부를 준 심판의 판정은 분명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파라과이의 진흙탕 축구에 고전하던 프랑스를 구한 것은 역시 음바페였다.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데지레 두에가 VAR(비디오판독)에 이은 온필드리뷰 끝에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팀의 막힌 혈을 뚫었다.
선제골을 내준 이후에도 파라과이의 비매너 플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파라과이 선수들에게 겨냥된 경고 카드는 단 한 장도 없었다. 반면 거친 플레이에 맞대응했던 프랑스의 마누 코네(후반 36분)와 마이클 올리세(후반 추가시간 52분)만 억울하게 경고 누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종료 후에도 파라과이 선수들은 심판진과 선수들을 향해 거칠게 항의하며 폭발했지만, 끝내 그들의 카드 리포트는 '0'으로 얼룩진 채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