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는 슈퍼마진, 세트는 버티기…삼성 2분기 온도차
입력 2026.07.03 06:00
수정 2026.07.03 06:00
AI 메모리 호황에 DS 실적 질주 전망
DX는 수요 둔화·비용 부담에 흑자 방어
감사 페스티벌 효과는 2·3분기 분산 반영
ⓒ데일리안DB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지만, 사업부별 온도 차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은 역대급 수익성을 바라보는 반면, TV·가전·스마트폰을 맡는 DX 부문은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 속에 수익성 방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최근 오른 메모리 가격이 세트 제품 원가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같은 삼성 안에서도 반도체 호황의 명암이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잠정실적에는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만 공개된다. DS 부문 영업이익과 DX 부문 수익성, 성과급 충당금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 등 세부 내용은 이달 말 확정실적 발표와 컨퍼런스콜에서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1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사상 최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 SK하이닉스 역시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로 높은 수익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메모리 중심 사업 구조인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선점 효과와 가격 상승이 전사 수익성에 곧장 반영되는 구조다. 이미 1분기 영업이익률 72%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70%대 고수익성을 이어가거나 일부 전망처럼 80% 안팎에 근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전자도 DS 부문이 전사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 서버용 제품 믹스 개선, HBM 판매 확대가 동시에 반영되면서 반도체 부문의 이익 체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1분기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던 모바일·PC용 D램 가격 인상분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도 차는 DX 부문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세트 사업은 반도체와 달리 글로벌 소비 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반도체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보는 동안, DX 부문은 수요 둔화와 판촉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DX 부문이 2분기 흑자는 유지하더라도 이익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 S 시리즈 출시 효과가 약해지는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TV와 생활가전은 글로벌 소비 둔화와 경쟁 심화, 마케팅 비용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원가와 물류비 부담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만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진행 중인 '삼성전자 감사 페스티벌'은 DX 부문 2분기 실적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부터 이달 5일까지 감사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제품 구매 금액의 20%를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행사 이후 전국 삼성스토어 방문객 수가 행사 이전보다 평균 75%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행사 효과가 2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6월 안에 설치가 끝난 제품은 2분기 매출에 반영되지만, 7월 이후 설치되는 물량은 3분기 실적으로 넘어간다. 행사 종료 이후에도 9월 초까지 설치 완료 기한이 열려 있는 만큼 판매 효과는 2분기와 3분기에 나뉘어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삼성전자의 사업부문별 내부 격차는 하반기에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DS 부문에는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지만, DX 부문에는 시차를 두고 원가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2분기까지는 기존 가격으로 확보한 반도체 재고가 제품 원가에 반영됐지만, 하반기부터는 가격이 오른 메모리가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제품 원가에 본격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하반기 세트 사업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요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경기 상황은 물론 원가 부담까지 커질 경우 2분기보다 더 빠듯한 수익성 방어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반도체 부문의 이익 규모가 커지면서 DX 부진을 흡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있다. 세트 사업이 전사 수익성을 희석하는 요인이지만,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소비재 시장 둔화의 충격을 상쇄하는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사업부별 양극화가 뚜렷하지만, 포트폴리오 전체로는 반도체 호황이 실적 방어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라는 숫자보다 DS와 DX의 엇갈린 흐름이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반도체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세트 사업은 소비 경기 둔화와 판촉 경쟁 속에서 흑자를 지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같은 회사 안에서 AI 인프라 투자 호황과 글로벌 소비재 시장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하반기에도 관전 포인트는 갈린다. DS 부문은 HBM4 공급 확대와 장기 공급계약 여부, 범용 메모리 가격 추가 상승이 실적 변수로 꼽힌다. 반면 DX 부문은 폴더블 신제품과 프리미엄 TV·가전 판매 성과가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다. AI 기능을 앞세운 신제품이 교체 수요를 얼마나 자극하느냐에 따라 세트 사업의 반등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