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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폭주 끝에 만난 또 다른 삶… 조쉬 사프디가 던진 '마티 슈프림'의 진짜 엔딩 [D:현장]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7.02 10:59
수정 2026.07.02 10:59

성공을 향한 집념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승리가 아닌 또 다른 삶이다. 조시 사프디 감독은 '마티 슈프림'을 통해 성공을 향해 폭주하는 한 남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꿈과 운명, 가족, 인간의 결함을 들여다보고 삶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2일 오전 영화 '마티 슈프림'의 조쉬 사프디 감독의 화상 간담회가 진행됐다. '마티 슈프림'은 아무도 존중해 주지 않는 꿈에 사로잡힌 마티 마우저가 최고가 되기 위해 지옥까지 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다. 티모시 샬라메가 마티 마우저 역을 맡았다.


티모시 샬라메는 '마티 슈프림'으로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남우주연상, 제38회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 남우주연상을 휩쓸며 호평을 받았으며, 영화는 제51회 LA 비평가 협회상에서 편집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조쉬 사프디 감독ⓒA24


조시 사프디 감독은 주연 티모시 샬라메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강렬함을 꼽았다. 그는 "티모시는 보이시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어린아이 같은 눈을 가졌다. 그런 젊은 에너지가 강렬함을 부드럽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 방식에 대해서는 "나는 머릿속이 복잡한 스타일인데, 티모시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노트로 정리해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그 방식에 맞추려 했지만 나중에는 '그냥 네 방식대로 하라'며 작업 방식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티모시는 연기에 있어 매우 진지하고 집요한 배우"라며 "책을 읽어오라고 하면 일주일 만에 읽어오고, 시나리오가 완성되기도 전에 탁구 연습을 시작할 정도로 나를 신뢰해 줬다. 그런 점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사프디 감독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진 실제 탁구 선수 마티 라이즈먼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어디서부터 혼동이 시작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캐릭터는 허구다. 이름은 같지만 마티 라이즈먼과는 거의 관계가 없다고 봐도 된다. 마티라는 이름이 좋아서 사용했을 뿐, 마티 마우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라고 답했다.


다만 마티 라이즈먼에게서 받은 영감은 인정했다. 그는 "당연히 그의 전기를 읽었고, 그 책을 통해 탁구의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나에게는 탁구 세계로 들어가는 출입문 같은 역할을 했다. 삼촌이 탁구를 쳤고, 실제로 마티와 경기를 해본 적도 있었다. 마티의 라이벌이 우리 집에 와 함께 식사를 한 적도 있어 삼촌을 통해 탁구 세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마티 라이즈먼의 책을 읽으며 로런스 탁구클럽, 미국에서 탁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시아에서의 탁구 붐, 탁구를 둘러싼 지정학적 이야기와 선수들의 세계 등에 큰 영감을 받았다. 그런 요소들을 바탕으로 각본가와 함께 마티 마우저라는 허구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티는 위대함과 무한함을 향해 성공만을 좇는 인물"이라며 "아이러니한 점은 자신의 열정으로 그 목표에 도달하려 하지만, 결국 사고로 생긴 아이를 통해 비로소 위대함과 무한함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마티는 '내가 이 지구에 존재하는 이유는 이 꿈 때문이다. 신이 나에게 이런 재능을 준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위대함에 도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나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폭주기관차처럼 밀어붙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마티 슈프림' 스틸컷ⓒ오드(AUD)


사프디 감독은 성공을 향해 폭주하는 마티 마우저를 선악으로 재단하지 않는다. 그는 "각본가와 작업할 때는 항상 사랑에서 시작한다. 편견이나 판단을 먼저 내리지 않고, 인간의 완벽하지 않은 복잡한 면모부터 만들어 나간다. 자라면서 주변에 결함이 많은 사람들이 많았고, 그 안에서 선한 면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미워하거나 싫어할 수도 있지만 좋은 면을 찾다 보면 그 사람을 존경하게 되고 애정도 생긴다. 그런 경험이 지금도 내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에게는 결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그 결함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왜 나는 지금 좋지 않은 일을 하는 이 사람을 응원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내가 아직 모르는 그 사람의 어떤 면이 나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또 '나는 저렇게 못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과감하게 해내는 사람에게서도 영웅적인 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사프디 감독은 영화의 결말에 대해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해 봤으면 한다. 엔딩은 복잡하다. 어떻게 보면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멜랑콜리하다. 마티가 지금까지 쫓아왔던 꿈은 끝나지만 또 다른 꿈이 시작된다"라며 "마티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운명이 삶을 망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거부하고 도망쳐 왔던 운명이 사실은 좋은 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꿈은 헛된 것일 수도 있지만 끝까지 꿔봐야 비로소 헛된 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꿈을 꿔야 한다. 꿈을 꾸는 것만이 진정으로 삶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딩에 삽입된 '에브리바디 원츠 투 룰 더 월드'(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를 언급하며 "1980년대 뉴웨이브 음악에는 멜랑콜리한 가사와 분위기가 많았다. 록앤롤 역시 우수에 젖은 가사 위에 누구나 춤출 수 있는 비트를 얹는다. 그런 상반된 감정이 공존하는 음악처럼 영화의 엔딩도 복합적인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아이가 태어난 순간 마티는 그 안에서 무한함과 엄청난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동시에 관객들은 '이제 마티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마티에게는 좋은 아버지의 롤모델이 없었다. 아버지의 부재를 되풀이할지, 그것을 끊어낼지는 열려 있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여정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관객들이 '이것이 해피엔딩인가', '해피엔딩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의 결말 외에 다른 엔딩도 구상했다고 밝힌 사프디 감독은 "아이가 태어난 뒤 몽타주를 통해 둘째와 셋째 아이가 태어나고, 개가 죽고, 삼촌의 사업을 이어받아 미국 전역으로 지점을 확장하며 성공을 거두고, 롱아일랜드의 대저택에서 노년을 보내는 모습까지 이어지는 버전이 있었다"며 "마지막에는 '에브리바디 원츠 투 룰 더 월드'가 흐르는 1989년 콘서트에서 성장한 아들과 손주들이 공연을 보고 있고, 로크웰이 젊은 모습 그대로 등장해 마티의 목을 무는 결말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늘 한국에 가고 싶었을 만큼 한국 영화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존경을 품고 있다. 제 전작들에 보내주신 한국 팬들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잘 알고 있기에, 이번에 직접 찾아뵙지 못해 매우 아쉽고 슬픈 마음"이라면서 "1950년대 미국 드리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신작이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길 바라며, 설령 영감을 주지 못하더라도 그저 극장에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다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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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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