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 상속세 개편론 띄웠다…"이념 논쟁 넘어 과학적 접근 필요"
입력 2026.07.01 14:08
수정 2026.07.01 14:09
1일 '상속세 개편 경제적 효과' 정책세미나 개최
"상속세 인하,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해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데일리안 오수진 기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상속세 개편을 둘러싼 논의에 직접 나서며 제도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시동을 걸었다. 상속세를 둘러싼 논의가 '부의 대물림'과 '감세'를 둘러싼 이념적 공방에 머무르고 있다며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개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의원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상속세 개편의 경제적 효과' 정책세미나를 개최하고 상속세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현행 상속세제가 △기업승계와 투자 △자본 이동 △과세기반 및 장기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경제 활력과 조세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상속세 개편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옥동석 열린사회포럼 이사장이 좌장을 맡고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발제했다. 토론에는 지인엽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강원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권성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제연구센터장, 김만기 재정경제부 재산세제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박 의원은 환영사에서 "우리나라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며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될 경우 세 부담이 60%에 이른다"며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기업의 영속성을 가로막고 국내 자본과 산업 자산의 해외 유출을 촉진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속세 인하를 단순히 부의 대물림이나 감세 논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국내 자본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불합리한 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적 지원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속세율 50%→30% 인하 시
국내 과세기반 약 202조원 확대 추정
주제발표를 맡은 유병준 교수는 '상속세율 인하에 따른 경제적 효과 분석, 최적세율 도출·과세기반 변화·거시경제 환류효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의 연구에서는 상속세율 인하에 따른 단순 세수 감소만을 계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억제 △해외 한국계 자산의 국내 복귀 △외국 자본의 신규 유입 △국내 투자와 경제성장에 따른 장기 환류효과를 함께 분석했다. 분석에는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과 유전알고리즘을 결합한 동태 모형이 활용됐다.
분석 결과 상속세율을 현행 50%에서 30%로 인하할 경우 국내 총 잠재 과세기반은 473조 8700억원에서 675조 5200억원으로 약 201조 6500억원 확대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과세기반 확대분은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 억제 약 98조 9700억원, 해외 한국계 자산의 국내 복귀 약 48조원, 신규 해외자본 유입 약 54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는 세수 확보와 국내 자본 유지, 해외 유출 억제 및 자본 유입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형 최적세율'을 약 22%로 제시했다. 상속세율 22%를 장기간 적용할 경우 연간 잠재 상속세수는 2037년부터 현행 50% 세율 체계의 세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잠재 세수는 2043년부터 현행 체계를 역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26년부터 2055년까지 30년간의 누적 잠재 세수는 현행 50% 세율 체계에서 약 1경402조원, 22% 세율 시나리오에서는 약 2경 2825조원으로 추정됐다. 연구는 상속세율 인하가 자본 유출 억제와 국내 투자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더 큰 과세기반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자본 이동과 투자 반응 등에 관한 모형의 가정에 기초한 시뮬레이션 결과로, 구체적인 제도개편 과정에서는 적용된 모수와 행태반응의 현실성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옥동석 이사장은 상속세 논의가 '부의 세습'과 '불로소득' 등 이념적 대립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옥 이사장은 상속세제가 자본 유출입과 장기 세수,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를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검토해야 보다 합리적인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굉장히 보수적인 경제부처
과학적 토론으로 한 발짝 나아가길"
열띤 토론 후 박 의원은 "제가 2년 동안 조세소위원장을 맡아왔는데 기재부나 경제부처는 세제를 보면 굉장히 보수적으로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자고 했는데 이것도 하겠다고 하더니 추진하지 않고 있고, 자동이득세 방식도 검토하겠다고 해놓고 10년 뒤에 하겠다는 식으로 굉장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30여년 공직생활을 했지만 이것저것을 다 감안해 너무 보수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달라질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이념적인 논쟁이 너무 강하다 보니 기재부 공무원들도 어느 쪽도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 토론회가 이 문제를 돌파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 데이터에 기반해 답을 내놓고 과학적으로 싸웠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교수도 데이터가 많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저와 여의도연구원장이 국세청과 협의해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 연구를 진행했으면 한다"며 "상속세뿐 아니라 소득세와 법인세, 부동산 세제까지 효과를 분석하고 조세재정연구원도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함께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과 사회 전체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데도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법인세와 소득세, 부동산 세제도 마찬가지다. 조금 더 연구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토론으로 대한민국이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