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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법사위 양보 안 한 민주당…원구성 난항 명분으로 '상임위 독식' 나서나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6.06.27 06:00
수정 2026.06.27 06:11

법사위원장 협상 공전에 野 상임위원 명단 미제출

민주당 "18개 상임위 처리 의결 절차" 의장에 요청

국민의힘 "민주당 독주, 끝까지 반대할 수밖에 없어"

"상임위 독식하면 민주당도 비판 피하기 어려울 듯"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정점식(오른쪽 사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각 상임위원장 등 원구성 관련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결국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 속에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의장이 제시한 최종 시한인 26일 정오까지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하지 않자 더불어민주당은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 배분과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즉시 진행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원 구성 난항을 명분으로 다수 의석과 의장 권한을 활용해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처럼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확보하는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앞서 조정식 의장이 여야에게 이날 정오까지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양보하지 않으면서 협상이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이날 여야 원내대표·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2+2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성과 없이 결렬됐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오늘도 국민의힘은 법사위 이야기만 반복했다"며 "의장에게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전 의원 비상대기에 들어가 반드시 이번 달 안에 원구성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 원내대표는 또 "18개 상임위 처리를 위한 의결 절차를 밟아달라고 의장께 요청한 만큼 그에 맞춰 의원들도 준비하겠다"며 사실상 단독 원구성 절차 착수를 거듭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를 국회 정상화와 민생 입법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끝내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국회법이 정한 절차와 국민의 국회 정상화 요구를 모두 외면한 채 법사위원장 한 자리를 붙잡고 국회 전체를 볼모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상임위원을 배정하고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즉시 개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의장 권한과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경우 2020년 21대 국회 전반기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미래통합당과 원구성 협상이 결렬되자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확보하며 단독으로 상임위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은 당시에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지만 야권에서는 "상임위 독식"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 방침을 '입법 독주'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하면서 (국민의힘이)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으니 절차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이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고 결국 회담은 결렬됐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처리하겠다는 방침과 관련해 "민주당의 독주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며 "우리로서는 끝까지 반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법사위 문제 때문에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지금까지 협상 상황을 의원들에게 보고하고 향후 투쟁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도 "양측 모두 입장이 더 강해진 상황이라 주말에 다시 만나더라도 협상이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아야 입법부의 견제와 균형이 유지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법 절차에 따른 국회 정상화와 민생 입법이 더 이상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원 구성 지연의 책임을 국민의힘에 돌리면서도 실질적으로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에 이어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장악하는 구조가 된다"며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21대 전반기보다도 '입법 독주' 논란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이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는 방식이 반복되는 것이 국회 운영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이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이 예고한 대로 오는 29일 비상 의원총회와 전 의원 비상대기에 돌입하는 만큼, 조 의장이 언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를 진행할지가 후반기 원 구성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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