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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호황 3~4년…지금이 초격차 골든타임"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입력 2026.06.25 14:15
수정 2026.06.25 14:20

추미애 경기준비위, 'K-반도체 초격차 3대 전략' 제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로 재투자해야"

"중국, 메모리 시장 빠르게 잠식…용인 클러스터 우선 완성 중요"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산하 반도체초격차전략특별위원회 김용석(왼쪽)·김태곤 공동위원장. ⓒ준비위 제공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산하 반도체초격차전략특별위원회가 정부의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에서 이른바 '수도권 배제' 조항이 삭제된 것을 환영하며,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한 'K-반도체 초격차 3대 전략'을 내놓았다.


반도체초격차전략위(공동위원장 김용석·김태곤)는 25일 수원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서 현안 브리핑을 열고 "반도체특별법 시행령상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요건에 포함됐던 '수도권 외 지역' 문구가 빠진 것은 경기도 반도체 생태계에 결정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며 "추미애 당선인의 'K-반도체 완성형 생태계' 공약을 뒷받침할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김용석 공동위원장은 먼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짚으며 '초격차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반도체는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설계·공정·소재·장비·패키징이 모두 유기적으로 얽힌 복합 산업 특성상 일부 영역 우위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보장할 수 없다"며 "특히 중국이 시스템반도체 설계, 파운드리, 메모리, 장비 전반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는 7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갔고, CXMT와 YMTC는 DRAM과 232단급 이상 낸드플래시 양산을 통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장비 분야에서도 나우라(NAURA), AMEC 등 주요 업체들이 산화·식각·증착·패키징 등에서 선도 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수년 수준까지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김 위원장은 "화웨이의 AI 칩 '어센드 920'은 엔비디아 H20에 대등한 성능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중국 스타트업들의 신형 칩도 블랙웰급 성능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있다"며 "CXMT·YMTC 등 중국 업체들이 범용 메모리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지금의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자칫 한국에는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HBM 호황에 취해 있으면 안 된다"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HBM 중심 호황이 3~4년 정도를 한계로 보는 시각도 있는 만큼, 이 기간의 성과를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데 재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반도체 생태계의 강점도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반도체 공정은 600개가 넘는 공정 단계와 수천 대의 장비가 실시간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초정밀 시스템으로, 한 공정이 멈추면 인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가 2시간 안에 대응해야 수율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SML, 애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 KLA 등 글로벌 장비·소부장 기업들이 경기도에 R&D센터와 지사를 둔 이유도 이런 물리적·시간적 제약 때문"이라며 "설계(팹리스)·제조(파운드리·메모리)·후공정·소부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촘촘히 형성된 분업 구조와 R&D 역량이 경기도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의 의미에 대해서는 "수도권 배제 조항 삭제로 용인·평택·화성·이천 등 기존 반도체 집적지가 반도체특별법상 클러스터로 지정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전력·용수·도로망 등 인프라 지원과 인허가 패스트트랙, 세제·재정 지원의 법적 근거가 강화된 만큼 경기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초격차전략위는 이날 '투 트랙 전략'과 '반도체 초격차 3대 전략'을 함께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수도권 기존 반도체 집적지역은 즉시 반도체특별법상 클러스터로 지정해 AI 시대 초격차의 발판으로 삼고, 새로운 클러스터는 비수도권에 조성해 국가균형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제로섬 경쟁이 아닌 역할 분담 구조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3대 전략은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와 정주 여건을 차질 없이 지원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하고, 설계·제조·후공정·소부장이 집적된 'K-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HBM 초격차 유지하는 동시에 차세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세계 1위 메모리 지위를 유지하는 것 △성남 판교를 중심으로 200개 팹리스를 육성하고 이 중 40~50개를 '스타급 팹리스'로 키워 반도체 생태계를 AI·시스템반도체 중심으로 다변화하는 것 등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이 강한 만큼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가전·산업기기 등 제조업 제품에 들어가는 온디바이스 AI 칩 상용화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기도가 온디바이스 AI와 시스템반도체의 글로벌 거점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김 위원장은 반도체 투자 시기, 비수도권 투자 방향, 경기도와 도정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놨다.


공장 건설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선제적 투자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AI 시대 진입으로 이번 반도체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고 더 길게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반도체 공장은 착공부터 가동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빠를수록 좋은 게 현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특히 HBM을 기반으로 한 AI 메모리와 AI 반도체 시스템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금부터 빠르게 이뤄져야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광주·전남 지역의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이 경기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AI 반도체 수요가 본격적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용인 클러스터만으로는 분명히 부족하다"며 "비수도권에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어디에 투자할지는 결국 기업이 판단할 문제로, 호남이든 영남이든 전력·용수 인프라, 인력 수급, 지자체 인센티브 등 종합적인 조건을 보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 예산 배분과 관련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경쟁 구도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용인 클러스터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으로, 우선적으로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후 추가 투자는 비수도권에서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 바람직하다. 이를 단순한 지역 경쟁 구도로 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행정 절차 지연 문제와 관련해서는 "수도권 배제 조항 삭제 등 제도적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향후 절차도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핵심 인프라인 전력·용수 확보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김태곤 공동위원장이 보충 설명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특위 내 관련 분과와 협의를 통해 전력과 용수 공급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협의체 구성과 별도 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며 "적절한 시기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김용석 위원장은 "반도체 산업의 주체는 기업이고, 경기도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반도체 특별법을 통해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활성화하고, 전력·용수 등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라며 "석·박사급 전문 인력 양성과 대학원 중심의 고급 인재 육성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곤 공동위원장도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은 결국 인재"라며 "전력과 자본 이전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망 구축 과정에서 지자체 협력과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경기도 내 관련 시·군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 중"이라며 "전력망 경유 지역에 대한 보상과 재원 마련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석 위원장은 끝으로 "현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AI 시대를 대비한 구조 전환과 선제적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용석 위원장은 31년간 삼성전자에서 시스템반도체를 연구하고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가천대학교 반도체대학 석좌교수와 반도체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김태곤 위원장은 고려대 세종캠퍼스 과학기술대학 전자 및 정보공학과 교수이다.

유진상 기자 (y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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