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못 버틴 원가 쇼크…삼성, AP·패널 재편 불가피
입력 2026.06.19 11:32
수정 2026.06.19 11:37
AI 서버發 메모리 품귀에 애플 "가격 인상 불가피"
삼성도 프리미엄·보급형 잇단 가격 인상…수익성 방어 총력
엑시노스·스냅드래곤 병행+디스플레이 다변화 관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AP/뉴시스
원가압력을 버텨낼 충분한 체력을 가진 애플까지 메모리 가격 급등을 이유로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면서 업계 전반에 ‘폰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AI 서버 확산에 따른 메모리 수급 악화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도 신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이원화, 디스플레이 공급망 다변화 등 수익성 방어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버發 메모리 품귀 직격탄…애플 "가격 인상 불가피"
19일 업계에 따르면 팀 쿡 애플 CEO는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unavoidable)"고 말했다.
그는 가격 인상 이유로 메모리 및 저장장치(스토리지) 칩 가격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들었다. AI 서버까지 LPDRAM 확보 경쟁에 가세하면서 공급 제약, 비용 상승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및 로컬 스마트폰 업체들의 스마트폰 물량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를 필두로 AI CPU에 탑재되는 LPDDR 수요 강도가 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LPDRAM은 온디바이스·모바일 기기에 쓰이는 저전력(저전압)용 D램을 말한다.
애플이 가격 인상 시점 및 폭, 대상 제품은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는 맥(Mac), 아이패드(iPad)를 시작으로 올 9월 공개가 예상되는 아이폰 18 시리즈, 폴더블 아이폰까지 적용 제품군을 늘릴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다.
WSJ는 이를 미루어, 아이폰 18 프로 시작 가격이 전작 아이폰 17 프로 1099 달러에서 200 달러(약 30만원) 오른 1299 달러(199만6800원) 수준으로 결정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올리고 폼팩터 늘리고…삼성, AP·패널 공급망 재편 속도
애플이 가격 인상 카드를 전면에 꺼내든 상황에서 삼성전자 모바일 경험(MX) 사업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기존 하이엔드 라인업은 물론, 보급형 신제품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S26 시리즈 출고 가격을 전작 보다 최대 29만5900원(울트라 16GB+1TB) 인상했다. '갤럭시 S25 엣지'와 '갤럭시 Z 폴드·플립7' 등 일부 고용량 모델의 출고가도 지난 4월 추가로 올렸으며 이달에는 보급형 갤럭시 'A37 5G' 국내 출시 가격을 전작 보다 10만원 인상했다.
갤럭시 와이드폴드 예상도ⓒ안드로이드 헤드라인
앱스토어, 애플 페이 등 서비스 매출이 압도적인 애플조차 메모리·스토리지 칩 가격 급등을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든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제품 믹스 고도화, 신규 폼팩터 흥행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신규 폼팩터의 경우 부품 원가 방어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전자는 기존 폴더블에 더해 '와이드 폴드(Galaxy Wide Fold)'라는 신규 라인업을 이번 7월 언팩에서 공개한다. 와이드 폴드라는 신규 폼팩터 첫선을 보이는 만큼 제품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Z 시리즈에 갤럭시 S26 시리즈 등 하이엔드 판매가 당초 기대대로 따라준다면 평균판매단가(ASP)가 늘어 수익성 제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AP는 퀄컴 의존 줄이고 디스플레이는 BOE 검토할까
이 과정에서 핵심 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병행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미 애플은 다변화 움직임을 시사했다. 팀 쿡 CEO는 WSJ 인터뷰에서 중국산 반도체 도입 가능성 질의에 "모든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everything has to be on the table)"고 언급하며 특정 공급처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신규 폴더블 라인업에서 자사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하는 이원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는 폴드 7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플립 7에는 '엑시노스 2500'를 각각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다. 차세대 갤럭시 S27 시리즈 기본 모델에 중국 BOE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동시에 패널을 공급하는 '듀얼 벤더' 체제로 변화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이 이달 말 중국 BOE를 찾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스플레이 공급 다변화 전략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만 갤럭시 A57의 경우 중국 CSOT 패널 적용설이 제기됐지만 최종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물량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BOE의 갤럭시 S27 공급설 역시 실제 적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삼성의 가격 인상과 공급망 다변화 노력에도 치솟은 원가 부담을 상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록호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여타 사업부는 계절성 및 원가 부담 속에 전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이 전망된다"며 MX/NW 올해 연간 이익이 4조원으로 전년 보다 69%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