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회복, 속으론 양극화”…건설수주 반등에도 착공 부진 여전
입력 2026.06.18 17:29
수정 2026.06.18 17:31
올해 건설수주액 240.8조 전망…지난해 대비 8.9%↑
공종·지역별 양극화 심화…건설업 한파 이어져
공사비 오르고 금융 부담…착공 물량 감소세 여전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6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수현 기자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속 크게 위축됐던 건설수주가 올해 반등할 수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다만 여전히 민간과 비주거 부문 침체는 여전해 부문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 연구위원은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예상 국내 건설수주액이 240조8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8.9%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건설수주는 2022년 248조4000억원(경상금액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207조1000억원으로 16.6% 감소했다.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발생 이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제기됐고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업계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수주액이 일부 늘었지만 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올해도 건설수주액은 2025년 대비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4월 기준 건설수주액은 7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조5000억원)보다 32.4% 늘었다.
이 연구위원은 “부문 중 공공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민간도 함께 올랐다”며 “공공수주 중에서는 주택 부문이, 민간에서는 토목 부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2026년 1~4월 공종별 수주액과 지난해 대비 증감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다만 공종별로는 일부를 제외하면 위축된 시장 분위기가 여전했다.
올해 1~4월 철도와 궤도 수주액은 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21.8% 늘었다. 기계설치는 1조7000억원에서 5조4000억원으로 212.9% 급증했다.
그와 달리 사무실과 점포는 지난해 8조7000억원에서 올해 3조6000억원으로 58.8% 줄었고 토지조성 부문은 3조1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양극화 구조가 심화했다. 대형사 위주로 수주액이 늘어났을 뿐 중소기업 수주는 오히려 축소되는 모양새다.
국가데이터처가 기성액 상위 54%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지난해 건설수주액은 205조4000억원이다. 또 대한건설협회가 협회 회원사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수주액은 221조1000억원이다.
건산연은 이를 통해 기성액 상위 54% 미만 기업의 수주액이 15조7000억원이라고 진단했다.
건설수주액이 가장 높았던 2022년에는 32조4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그 절반 수준에 그칠 정도로 중소기업의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2023년 대비 2025년 건설 수주 변동금액과 비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수도권과 지방 등 지역별로도 시장 분위기가 달랐다. 수도권은 주택 가격이 상승하며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지방은 여전히 수주액이 감소세다.
이 연구위원은 “지방 건설수주액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감소하며 2020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지만 수도권은 2023년 95조원에서 2025년 139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며 “건설업 수주 쏠림 현상이 수도권과 부산 정도에 몰리고 그 외 지역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산연은 또 다른 문제로 착공 지연을 짚었다. 수주액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건축 착공면적은 늘어나지 않아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탓이다.
실제로 2021년 5980만㎡였던 주거용 건축 착공면적은 2680만㎡로 약 55% 줄었다. 비거주용 건축 착공면적도 9900만㎡에서 지난해 5330만㎡로 46.1% 감소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김형일 우미건설 전무는 “통계로 일부 지표는 개선 중이지만 민간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PF 부담 탓에 사업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며 “공사비 상승, 불안정한 부동산 금융시장, 수요를 위축시키는 규제로 착공하지 못하는 현장이 다수”라고 덧붙였다.
이에 건산연은 올해 건설산업 회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수주 양극화 해소 ▲착공 부진 해소 ▲미래형 구조 전환을 꼽았다.
이를 위해 적절한 재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예산 편성에 더해 발주계약 전까지 이어지는 속도를 높여 착공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산업 구조를 고도화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리모델링과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으로 산업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사업을 잘 선별하는 동시에 해당 사업을 끝까지 잘 해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