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최저임금 딜레마②] “점주가 야간근무 뛴다”…편의점업계 '예의주시'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6.18 07:00
수정 2026.06.18 07:00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안건 부결

최저임금위, 업종별 차등 적용 심의 착수

점주들 "직원 줄이고 직접 야간근무" 호소

무인화 확대에도 한계…차등 적용 요구 지속

편의점 계산대가 근로자 없이 비어 있다.ⓒ뉴시스

배달라이더 등 도급제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가 일단락되면서 최저임금위원회의 다음 쟁점인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의점업계는 업종별 차등 적용 가능성을 주목하며 심의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편의점업계는 그간 편의점의 높은 인건비 의존도와 24시간 운영 특성을 고려해 ‘업종별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지만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최저임금 심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이 실제로 도입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논의 결과가 영세 점포의 생존 여부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 특성상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점주가 직접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도급제 노동자 최저임금 적용 논의가 마무리되면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관심은 업종별 구분 적용 여부로 옮겨갔다. 경영계는 음식점업·편의점·택시업 등에 대한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반대하고 있어 노사 간 공방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가 두 자릿수 인상안을 공식 제시하면서 편의점업계의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언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인 1만320원보다 1680원(16.3%) 높다. 월 환산액은 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과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209시간 기준 250만8000원이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낮아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며 대폭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계산대에 아르바이트생이 근무 중인 모습.ⓒ뉴시스

편의점업계는 이미 인건비 부담이 한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호소한다. 아르바이트 인력 의존도가 높은 업종 특성상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점주가 직접 야간 근무를 맡거나 영업시간을 축소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편의점은 PC방·노래방 등을 비롯해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업계 특성상 대부분의 편의점이 최저임금을 받는 시급노동자를 중심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어 인건비 부담이 높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동안 하루 8시간 기준 평일 5일을 모두 출근했다면 하루치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을 보장해야 한다. 주 단위로 임금을 정할 때 근로시간 수와 주휴 시간 수를 합산해 최저임금을 계산한다. 야간수당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생계를 위해 편의점 한 곳만 운영하는 점주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국내 3대 편의점에서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80% 수준이다. 10곳 중 8개 편의점이 생계형 자영업자에 해당된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골목 출점을 줄이고 대형 출점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이미 ‘한 집 건너 편의점’이라고 할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단 기간에 점포가 늘면서 상권이 겹쳤고, 고객이 분산되면서 점포당 매출이 크게 쪼그라 들었다.


궁여지책으로 점주들은 ‘나홀로 운영’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9만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약 74.5%를 차지하는 규모다. 자영업자 4명 중 3명 정도가 별도 직원을 두지 않고 직접 사업장을 운영하는 셈이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소시지와 맛살류 제품이 진열돼 있다.ⓒ뉴시스
◇ 고민 깊어지는 편의점 본사…“24시 미운영 점포 갈수록 늘어나”


편의점 본사의 고심도 깊다. 코로나19 이후 편의점을 방문하는 방문자의 감소로 24시간 미운영 점포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A편의점에 따르면 24시간 미운영 점포 수 비중은 2024년 23.6%에서 2025년 24.4%로 해마다 늘고 있다.


그렇다고 무인 운영 확대가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도 어렵다. 편의점은 주류·담배 판매와 택배, 각종 생활 서비스 등 대면 응대가 필요한 업무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는 셀프 계산대와 출입인증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인건비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 편의점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심야시간대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등 심야 시간대 최소한의 소비자 후생을 위해 운영하고 있으나, 고객 대면 서비스의 한계와 술, 담배 등 판매 불가 상황으로 매출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무인 혹은 하이브리드 점포는 일반 입지에는 적용하지 않고 공장이나 사옥, 기숙사 등 특수 입지를 중심으로 24시간 확장 운영을 위해 도입하고 있다”며 “일반 입지에 무인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고객 불편과 점포 매출 및 수익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편의점협회는 매년 주휴수당 폐지·지역별·산업별 차등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주5일 10시간씩 일해도 인건비와 임대료, 가맹점 수수료 등을 지불하면 매달 가맹점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업종별 지불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며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영세 업종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고용 축소 압박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딜레마③] "사장보다 더 버는 알바"…현실 외면 인상안에 소상공인 위기>에서 이어 집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