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공소취소' 포석?…검찰미래위 발족 '정치적 의도' 깔려 있나 [법조계에 물어보니 728]
입력 2026.06.12 16:08
수정 2026.06.12 16:09
검찰미래위, '1호 조사 대상'에 李 대통령 사건 다수 선정
위원 7명 친여 성향 인사로 구성…공정성·객관성 '의구심'
권고 존중하는 형식으로 檢에 공소취소 요구 상황 가능성
법조계 "행정부, 재판에 개입 시 직권남용·삼권분리 훼손"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법무부
법무부의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 발족을 두고 법조계 안팎으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명분으로 내걸었으나 실질적으론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냔 지적이다.
법조계는 검찰미래위의 '1호 조사' 대상에 이 대통령 사건 다수가 포함된 것과 친여(親與) 성향의 인사들로 위원회가 꾸려진 점을 지적하며 심의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관여할 시 형사 상 문제와 삼권분립 훼손 가능성도 경고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0일 검찰미래위를 출범 시키고 위원장(호선)을 맡은 장주영 변호사(늘푸른 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비롯해 김진수 변호사(법무법인 예강)와 이동연 변호사(법무법인 이작),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적학과 교수,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오청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황선기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 등 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검찰미래위는 검찰의 인권침해 또는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을 선정하고, 조사기구의 조사결과를 통한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또 유사사례 재발방지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사항 권고 등의 활동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당장 검찰미래위는 출범일에 제1차 회의를 열고 1차 조사대상 사건을 선정해 조사를 권고했다. 또 대검찰청에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설치할 것을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했다.
1차 조사대상 사건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대장동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사건 ▲위례 신도시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통계조작 사건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이 선정됐다.
눈 여겨 볼 점은 조사 권고 7개 사건 중 3개 사건(대북송금, 대장동, 위례 신도시 사건)이 이 대통령이 직접 기소된 건이다. 이 사건들은 취임 후 재판이 중지된 상태다. 이 밖에도 김 전 부원장 사건 등 조사 대상 상당수가 이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특히 이들 사건은 지난 4월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대상 사건들이자, 같은 달 여당이 발의한 '조작기소 특검법' 대상 사건과도 겹친다. 이에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를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검찰미래위는 국민이 제안한 사건 등에 대해 조사 대상으로 선정할 수 있다. 나아가 정당이나 시민단체 등이 의혹을 제기하고 위원회가 의결하면 사실상 검찰이 다룬 사건들을 모조리 살펴볼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를 고려할 때 검찰미래위가 이 대통령 사건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인권 침해나 권한 남용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고, 법무부에 후속 조치를 권고하면, 법무부가 이를 존중하는 형식으로 검찰에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법조계는 검찰 자체 태스크포스(TF)와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밝혀내지 못한 '조작기소 의혹'을 외부 위원회로 밝혀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만일 법무부가 검찰미래위 권고를 받아들여 검찰에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형사절차상 문제와 삼권분리 훼손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명칭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로 돼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지난 정권에서의 검찰 수사를 재점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위원회의 심의 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이념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을 심의한다는 것은 부적절할 뿐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 개입한다면 그 자체로 형사적으로도 문제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 외에 직접 지휘하지 못한다"며 "검찰미래위 결론이라는 명목으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할 것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압력을 넣는다면 직권남용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대장동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은 이미 법원에서 치열하게 유무죄를 다투고 있는 사안"이라며 "검찰의 수사 과정에 인권침해나 조작이 있었는지 여부 또한 재판 과정에서 법관의 판단을 통해 가려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위가 조사 후 '인권침해나 권한 남용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무부 장관에게 권고하면, 장관이 이를 명분 삼아 검찰총장에게 공소취소 지휘를 내릴 수 있는데 이는 사실상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단을 사전에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수많은 일반 민생 사건이나 다른 사건을 제쳐두고, 현직 대통령이 걸려 있는 정치적 사건들을 최우선 조사대상으로 삼은 것 자체가 위원회 스스로 정치적 중립성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