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두고 공방전…영풍·MBK "공개 추천" vs 고려아연 "최소한의 장치"
입력 2026.06.05 17:27
수정 2026.06.05 17:27
분리선출 감사위원 역할 확대 속 후보 선정 방식 신경전
영풍·MBK '개방성' 강조…고려아연 "합리적 기준" 반박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가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를 둘러싸고 다시 충돌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마련한 후보 추천 기준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 주주 참여 확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 반면, 고려아연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
영풍·MBK는 5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공고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절차가 충분한 개방성과 투명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후보 공개 추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독립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자격을 ▲발행주식 총수의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 또는 ▲발행주식 총수의 1% 이상을 보유한 주주로 제한했다.
이에 대해 영풍·MBK는 “표면적으로는 주주 추천 공모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 가능한 주주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2026년 3월 말 기준 0.1%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실질 기준으로 47인에 불과하고, 6개월 보유 요건까지 고려하면 일반주주를 대표해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주체는 더욱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KT와 현대모비스 등 일부 기업은 보다 폭넓은 주주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며 “공모의 핵심은 형식이 아니라 참여”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해 자체 인사를 후보로 추천하지 않겠다”며 “대신 고려아연 주식을 1주 이상 보유한 모든 주주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공공성 있는 기관 및 전문가 단체들로부터 독립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적으로 추천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영풍·MBK의 주장이 절차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이번 공고는 상법상 주주제안권과 별도로 운영되는 예비후보 추천 절차일 뿐”이라며 “법정 주주제안권은 상법에 따라 그대로 보장되고 있으며, 회사는 법적 의무가 없음에도 더 다양하고 유능한 후보군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별도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0.1% 이상 6개월 보유 또는 1% 이상 보유 요건은 추천권의 무분별한 남용을 방지하고 후보 검증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합리적 장치”라며 “뜻을 함께하는 여러 명의 소수 주주들이 지분을 연합하더라도 얼마든지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기회가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개정 상법 시행에 대응한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 정관 변경안에 반대했던 점도 언급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은 스스로 후보를 추천하지 않겠다고 주장하면서도 추천 절차 설계, 검증위원회 구성, 후보 검증 및 최종 선정 과정은 자신들이 직접 주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는 특정인을 직접 지명하지 않을 뿐 후보 선정 과정 전체를 설계하고 운영하겠다는 것으로, 실질적으로는 후보 선임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법과 정관에 따라 운영되는 공식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부정하면서, 법적 책임과 권한이 불분명한 비공식 검증 절차를 내세우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대로 설계한 비공식 절차를 우선시하겠다는 주장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