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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만 남긴 시장, 이제는 공급을 말할 때 [기자수첩-부동산]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6.05 07:00
수정 2026.06.05 07:00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안 추진 예고

수요 억제 중심 정책에 부작용 우려

매매부터 전월세까지…가격 상승 압박 뚜렷

주택공급 ‘빨간불’…“지방정부와 협력할 때”

ⓒ뉴시스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규제 중심의 접근이 더욱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지방선거 당시 투표 참여를 독려하면서 ‘부동산 투기공화국’을 탈출해야 한다며 혁신 산업 중심의 성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정부가 보유세 강화와 실수요 중심의 부동산 시장 재편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온 만큼 다음 달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도 관련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방향성 자체는 이해할 만하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무주택자와 실거주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시장이 정책 의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주택은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니라 생애주기에 따라 이동이 필요한 거주 공간이다.


사회초년생은 직장과 가까운 곳을 찾고, 신혼부부는 더 넓은 집을 원한다. 자녀가 생기면 학군을 고려하게 되고, 부모 봉양이나 은퇴를 앞두고 다시 거주지를 옮기기도 한다.


최근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부동산 시장을 실수요라는 하나의 기준으로만 묶어두는 것은 위험하다”며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이동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이후 수도권 시장에서는 매물 감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매매 물건 뿐 아니라 전월세 물건도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여파는 실수요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최근 결혼을 앞둔 한 후배는 서울 외곽에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지만 몇 달 사이 수천만원 오른 집값 때문에 고민이 깊다고 했다.


원하는 지역에서 집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외곽으로 이동하거나 주거 수준을 낮추는 선택지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 안정의 핵심은 규제가 아니라 공급이다.


정부도 공급 확대에 대한 의지가 크다. 지난해 9·7 대책과 올해 1·29 대책 등으로 수도권 135만 가구 착공 계획을 내놓고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과천경마공원 등 대규모 부지를 활용한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상당수 사업이 주민 반발과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아 단기간 내 가시적인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단기 대안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6만6000가구 이상의 비아파트를 매입임대로 공급하고, 비주택 리모델링과 금융 지원을 통해 민간 공급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공급 공백을 비아파트로 메우겠다는 것인데, 아파트 수요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수요자들이 원하는 주거 형태와 시장이 실제로 공급하는 주택 사이에 괴리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최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자산을 축적한 국민들의 최종 목적지 중 하나가 안정적인 주거 공간이라는 사실까지 바꾸기는 어렵다.


이제 지방선거도 끝났다. 규제의 효과를 논하기보다 공급의 속도를 높일 시점이다.


새롭게 구성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협력해 공급 계획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실수요 중심 시장이라는 목표 역시 기대 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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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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