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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국민참여성장펀드…뉴딜펀드 전철 피할까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6.03 07:03
수정 2026.06.03 12:15

정권마다 반복된 정책형 펀드, 한계 ‘뚜렷’

뉴딜펀드 수익률 연 2.37%, 일부 자펀드 손실

장기 성장 산업 ‘옥석 가리기’ 역량 필요성↑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NH농협은행 정부서울청사지점에서 국민참여성장펀드 안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출시 5영업일 만에 완판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추가 공급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정책형 펀드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출시된 뉴딜펀드 상당수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던 만큼 단기 완판보다 장기 수익률 검증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인터뷰에서 “국민참여성장펀드 2차분을 준비해서 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규모와 시기는 좀 더 고민해서 구체적인 사항을 추가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 기업에 투자하는 정책형 펀드다.


일반 국민 자금 6000억원과 정부 재정 1200억원, 운용사 시딩투자금 등을 합산해 운용된다.


정부 재정은 후순위 출자 방식으로 투입돼 손실 발생 시 국민 투자금보다 먼저 손실을 부담하는 구조다. 운용사 시딩투자금 역시 동일한 방식으로 후순위 손실을 부담한다.


이는 개인별 투자금의 20%를 직접 보전하는 것은 아니며,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최대 40%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며, 5년 만기 환매금지형 상품으로 설정됐다.


판매 물량과 가입 기간이 제한된 선착순 구조인 데다, 판매 초기에는 전체 판매액의 20%인 1200억원을 서민 전용 물량으로 별도 배정됐다.


흥행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출시 첫날 전체 판매 물량 6000억원 가운데 87%가 소진됐고, 출시 5영업일 만인 지난달 29일 전량 완판됐다.


금융당국은 하반기 추가 공급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최근 코스피 8000선 돌파와 관련해 “한 챕터가 끝나고 새로운 챕터가 열리는 것”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증시 상승 흐름과 맞물리며 시장에서는 국민성장펀드 흥행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정책 기대감만으로 펀드 성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정책형 펀드는 정부 지원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초기 자금을 빠르게 끌어모으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성과는 시장 상황과 투자 회수 성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비슷한 사례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출시된 ‘뉴딜펀드’가 거론된다.


뉴딜펀드는 정부 재정 출자로 손실을 일부 흡수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국민성장펀드와 구조가 유사하다.


하지만 뉴딜펀드의 성과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뉴딜펀드의 일반 국민 평균 수익률은 연간 2.37% 수준이었다.


일부 자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는 정권마다 반복됐던 정책형 펀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펀드와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펀드 역시 초기에는 정책 기대감 속에 자금이 몰렸지만,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결국 국민성장펀드의 성패는 실제 투자 대상 발굴과 자금 배분 역량에 달려 있다고 봤다.


허 교수는 “결국 중요한 건 자금 공급 규모가 아니라 실제 투자 수요와의 미스매치가 없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충분히 존재하는지, 아니면 결국 기존 AI·반도체 관련 대형 테마주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게 될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은행과 운용사들이 어떤 기업에 자금을 배분할지 평가하는 역할을 맡게 될 텐데, 실제로 산업과 기술을 제대로 평가할 전문 인력이 충분한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무엇이 일시적 유행이고 무엇이 장기 성장 산업인지 구분할 역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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