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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지식인' 자처했던 유시민…왜 '이재명 정부'에 칼 빼들었나 [뉴스속인물]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7.24 12:17
수정 2026.07.24 12:19

재건축론·필패론 이어 "대통령이 계파 수장처럼 행동" 직격

검찰개혁·당권까지 겨냥…'뉴이재명' 노선에 잇단 공개 비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북 토크를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06.25.ⓒ뉴시스

유시민 작가의 이름 앞에는 오랫동안 두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바로 '노무현의 남자'와 '어용지식인'이다. 2013년 정계 은퇴를 선언한 유 작가는 2017년 5월 조기 대선을 하루 앞두고 "진보 어용지식인이 되겠다"고 선언하며 스스로 정권의 방패를 자처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때 우호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 그가 이재명 정부 2년 차인 지금, 재건축론과 필패론에 이어 "대통령이 계파의 수장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발언까지 내놓으며 정권을 향한 가장 날카로운 비평가로 서 있다.


유 작가의 발언에는 일관된 패턴이 있다. 이번에도 "이 대통령이 모두의 대통령이 되려는 지향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추론한다"면서도 "과연 대통령이 지난 1년간 해온 방식으로 그걸 할 수 있을까"라고 물음을 던졌다. 선의는 인정하되 방법론은 부정하는 식이다. 유 작가는 "검찰 독재에서 정치인 이재명을 구해줬던 국민의 요구, 지지층의 소망과 어긋나면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을 지지했던 세력의 논리를 바탕으로 현 국정운영 방식을 직격한 셈이다.


유 작가는 "민주·진보 정치 연합을 공고히 하면서 중도·보수로 조금씩 넓히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외연 확장 시도 자체보다 그 속도와 방식이 문제라고는 진단했다. 특히 당정 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등 검찰개혁 지연 논란에 대해, 수사·기소 완전 분리가 지체되는 원인으로 이 대통령의 미온적 태도를 지목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나아가 이른바 '뉴이재명'을 표방하는 그룹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개 비판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를 "정신병을 앓는 사람"이라 칭했다는 토론회 사례,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등 멸칭까지 직접 거론하며 이 흐름을 대통령 본인이 주도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권 일각에서 재건축론과 필패론을 두고 저주나 악담이라 비판하자 유 작가는 반박했다. 그는 "저주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이 너무너무 정치적으로 위험한 길로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자신의 발언에서 조건절이 잘려 나간 채 인용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이렇게 계속 간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조건부 진단이 '실패한다'는 단정으로 왜곡됐다는 취지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시민문화제 '사람사는 세상이 돌아와!' 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2017.05.20.ⓒ뉴시스

유 작가의 이번 발언은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된 23일 나왔다. 그는 "대통령은 특정한 후보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픽한 후보가 되거나, 원하지 않았던 후보가 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단언했다. 누가 당대표가 돼도 대통령의 부하는 아니라며, 대통령이 이 점을 인정하고 직업 공무원과 호흡을 맞추듯 하면 문제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여권 내부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 수위가 높아진 배경을 다르게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재건축론·필패론이라는 노선 비판이지만, 실제 핵심은 친명계 주도로 거론되는 이재명 대통령 형사사건 공소취소 움직임에 대한 경고라는 것이다. 대통령 재판을 없애는 모양새로 공소취소가 현실화하면 법치 훼손 논란과 중도층 역풍으로 2028년 총선은 물론 차기 대선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유 작가의 진짜 우려라는 해석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쥘 지도부를 뽑는 자리라는 점에서, 당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구 세력 간 위기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작가는 정계 복귀나 조국혁신당 입당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없다"고 했고, 조국 전 대표의 대권 프로젝트에 연루됐다는 시각에는 "헛소리"라고 일축했다. 청와대가 조언을 구한다며 만남을 요청해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계 적통으로 분류되는 유 작가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노무현재단 제5대 이사장을 지냈고, 이후에도 상임고문으로 재단과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2026년 6월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단 유튜브 콘텐츠가 사실상 유시민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공개 비판하자 상임고문직에서 스스로 물러나며 재단과도 거리를 뒀다.


새천년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하고, 국민참여당을 만들었다가 통합진보당으로 합류했다. 이후 당에서 부정경선 사태가 일자 심상정·노회찬 등과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진보·좌파 진영이 갈라질 때마다 어느 한쪽 축에 서 있었던 셈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유 작가는 이재명 정부 들어 조국·정청래 편에 서며 친명계 주류와 계속 마찰을 빚어왔다. 친명계와 친청계 대립구도로 이어지는 지금도, 그 한복판에는 다시 유시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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