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주택대출' 따라가나…하이닉스 임단협에 주주 촉각
입력 2026.06.01 15:22
수정 2026.06.01 15:23
성과급 체계 이미 10년 합의 마쳐
복지 확대 시 주주환원 영향 관심
SK하이닉스 주주들은 이번 임단협 결과가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이르면 이달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돌입하는 가운데 120만명에 육박하는 주주들은 이번 논의가 주주환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최대 5억원 규모의 주택안정 대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SK하이닉스 내부에서도 유사한 수준의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현재 최대 1억원인 주택자금 융자 한도를 삼성전자 수준인 5억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달 임금협상을 통해 무주택 임직원에게 주택 구입 자금을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연 1.5% 금리로 지원하는 사내 주택대부 제도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주택자금 융자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한도는 최대 1억원 수준이다.
금리는 연 1.5%로 삼성전자와 같지만 지원 규모에서 차이가 난다.
주주들은 이번 임단협 결과가 향후 주주환원 정책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성과급에 이어 복지 확대까지 현실화될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2조5000억원으로 직전 분기(32조8000억원)보다 60% 급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6%, 165% 늘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회사의 연말 매출액 컨센서스는 334조9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79%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440.09%, 396.2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가 250조원이 넘는 만큼 임직원 수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6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실적에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238만2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초(1월 2일 종가 67만7000원)대비 251.84% 급증한 셈이다.
업계는 올해 SK하이닉스 임단협의 핵심 쟁점이 성과급보다 복지 확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 제도 개편에 대한 장기 합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당시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지급 상한을 폐지하는 데 합의했다.
여기에 회사는 앞서 지난해 고정배당금을 주당 1500원으로 인상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정책을 유지하는 등 주주환원 강화에 나선 바 있다.
다만 주택자금 지원 등 복지 확대까지 현실화될 경우 향후 주주환원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경영계에서도 최근 노동조합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가 확산하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31일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회원사에 배포하고 "영업이익 활용 방안은 경영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체계를 따라갔고 올해는 SK하이닉스 내부에서 삼성전자 수준의 복지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는 동안 보상 경쟁이 심화될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 주주 입장에서는 이익 배분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