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려아연 '원아시아 펀드' 문서 제출 명령…양측 공방 재점화
입력 2026.05.27 16:27
수정 2026.05.27 16:28
영풍·MBK "투자 경위·운용 자료 필요성 법원이 인정"
고려아연 "통상적 절차 과도한 확대 해석…정상 재무 활동"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데일리안 박진희 디자이너.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관련 내부 문서 제출을 명령하면서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공방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영풍·MBK는 법원이 투자 경위와 운용 자료 확인 필요성을 인정한 결정이라고 평가한 반면 고려아연은 주주대표소송 과정의 통상적 절차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는 지난 21일 원아시아·이그니오 등 관련 주주대표소송에서 고려아연에 대해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코리아그로쓰 제1호'와 '아비트리지 제1호' 펀드 관련 내부 문서 제출을 명령했다.
해당 펀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초·중학교 동창인 지창배 씨가 운영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펀드라고 영풍·MBK는 강조했다. 공시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코리아그로쓰 제1호 지분 약 94.64%, 아비트리지 제1호 지분 약 54.59%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사실상 최대 출자자 수준으로 참여한 이들 펀드의 투자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 출자 이후 운용 관리 체계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 회장이 개인투자조합인 여리고1호를 통해 청호컴넷 지분을 취득한 직후 고려아연이 코리아그로쓰 제1호에 출자했고 이후 해당 펀드 자금 일부가 청호컴넷 측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을 문제 삼고 있다.
지창배 씨는 코리아그로쓰 제1호 펀드 자금을 외부 법인에 이체한 뒤 이를 다시 청호엔터프라이스 측에 대여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영풍·MBK는 결과적으로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이 청호컴넷 측 채무 부담 해소로 이어진 구조라고 보고 있다.
영풍·MBK는 "이번 결정은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과정과 내부 의사결정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관련 자료의 필요성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며 "특히 고려아연이 사실상 최대·단독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들에 대해 어떤 검토와 승인 과정을 거쳐 자금 집행이 이뤄졌는지, 출자 이후 운용 현황을 어떻게 보고받고 관리했는지, 그리고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청호컴넷 관련 거래 사이의 연결 구조가 어떠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즉각 반박했다.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은 주주대표소송 과정에서 기초적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통상적 절차일 뿐 영풍·MBK 측 주장이 인정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고려아연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펀드 투자 및 자금 운용은 모두 관련 법령과 내부 절차 및 합리적 경영판단에 따라 진행된 정상적인 재무 활동"이라며 "그럼에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법원의 통상적 절차에 대해서까지 마치 자신의 주장이 인정된 것처럼 왜곡하며 부정적 프레임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문서제출명령은 주주대표소송 과정에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관련 자료를 확인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 중 하나"라며 "주주대표소송의 특성상 이는 상대 측이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언론 호도 및 왜곡 주장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같은 사안에 대한 주장을 3년째 반복하며 소모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전날 고려아연이 체결한 외부 자문 계약을 두고도 불필요한 공방을 제기했다며 기업의 안정적 경영과 미래 투자, 주주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고려아연은 "영풍의 경우 법원의 영풍·MBK 간 경영협력계약 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며 자기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면 계약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주들에게 설명하면 될 일인데도 법원 명령을 거부하며 스스로에 대한 검증은 회피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