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차량 추락'에 고령 운전자 면허반납 논의 재점화…법조계, 강제반납엔 '신중론'
입력 2026.05.18 10:52
수정 2026.05.18 10:55
경남 밀양 스포츠센터서 7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 수영장으로 추락
음주·무면허 정황 없어…사고 계기로 고령운전자 면허 관리 논의 재점화
법조계 "연령 기준 강제 반납시 부작용 커…자진 반납 유인책 다시 검토해야"
"나이와 반응 속도, 판단력 테스트 등 통해 조금 더 엄격하게 갱신 필요"
수영장에 추락하는 승용차 CCTV 화면ⓒ경남경찰청
경남 밀양의 한 스포츠센터 수영장에 승용차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 면허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고령 운전자 면허 강제 반납을 법으로 의무화할 경우 이동권 침해와 생계 문제 등 현실적 부작용이 큰 만큼, 자진 반납 유인책 확대와 면허 갱신 심사 강화 등이 우선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0시20분쯤 경남 밀양시 하남읍 하남스포츠센터에서 70대 여성이 몰던 승용차가 건물 1층 유리창을 들이받고 지하 수영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수영장 내부에는 이용객 약 8명이 있었으나 차량이 떨어진 위치와는 거리가 있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19구급대는 가슴 통증을 호소한 70대 여성 운전자와 깨진 유리창 파편에 다친 50대 여성 등 2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CCTV 등을 토대로 운전자가 수영을 마친 뒤 귀가하려고 차량을 후진하던 중 다른 차량과 충돌했고, 이후 유리창을 들이받아 수영장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음주나 무면허 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으며, 운전 미숙 가능성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최근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이어지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면허 반납 제도를 둘러싼 논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2025년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4만5873건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843명으로 10.8% 늘었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일정 연령 이상 운전자의 면허 자진 반납 시 교통카드·지역화폐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 운영되고 있으나 의무 반납 제도는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수영장에 추락하는 승용차 CCTV 화면ⓒ경남경찰청/연합뉴스
다만 법조계 전문가들은 연령을 기준으로 한 운전면허 강제 반납 제도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연령 기준 강제 반납 시 (고령자의 경우) 병원 방문, 장보기도 어려워질 수 있고, 운전이 생계 자체인 국민도 있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크다"면서 "일정 나이 이상이 됐다고 운전 능력이 동일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연령 기준 강제 반납보다는 일정 연령 이상이 되면 면허 기능검사를 좀 더 강화해 꼼꼼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따른 조건부 면허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또한 면허 반납 시 교통비 지원이나 호출택시 할인, 농촌 이동 서비스, 병원 이동 지원 등 자발적인 면허 반납을 유인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판단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필요성은 있는 것 같다"며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고령운전자들이 많고 관련 사고가 늘어나는 상황은 불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안 변호사는 "그런데 지방이나 시골일수록 차 없이 다니기가 매우 불편하다. 그리고 (운전면허) 자진 반납 시 혜택도 미미하기에 자진 반납이 증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면서 "택시 등 운전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자영업자들은 자가 운전이 편할 테니 이걸 법제화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직업상 운전이 필요한 경우가 상당할 텐데 나이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운전을 못하게 한다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면서 "따라서 나이만으로 제한하는 것보다는 나이와 반응 속도, 판단력 테스트 등을 통해 젊은 사람들보다 조금 더 엄격하게 운전면허를 갱신해 주고, 갱신 주기도 짧게 해야할 것 같다. 자진 반납의 유인책도 다시 검토해서 자진 반납을 자발적으로 하도록 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현재 일정 연령에 달하면 운전면허를 반납한다거나 운전을 못하게 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면서 "같은 연령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에 따라 건강 및 기능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강제화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