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탈모인, 드디어 해방되나"…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찾아낸 핵심 단서
입력 2026.05.15 16:45
수정 2026.05.15 16:51
임신 17주 이전 태아 피부 주목
흉터 없는 재생·탈모 치료 가능성 제시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이 태아 피부 유전자 분석을 통해 흉터 없는 피부 재생과 탈모 치료의 핵심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피부 세포가 형성되는 과정을 정밀 분석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피부 재생과 탈모 치료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팀과 김종일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발달 중인 쥐 피부의 분화 과정을 추적하고 이를 사람 태아 피부 데이터와 비교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수준의 전사체·염색질 통합 분석인 ‘다중 오믹스’ 기법을 활용, 피부 세포 분화가 결정되는 쥐의 태아 시기(임신 13.5일차)부터 출생 직후(생후 4일차)까지를 정밀 추적해 ‘피부 발달 지도’를 구축했다. 기존 연구가 단순 유전자 발현 분석에 머물렀다면, 이번 연구는 유전자가 실제 작동하도록 DNA 구조가 열리는 ‘염색질 접근성’까지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의 핵심 성과는 탈모 치료의 주요 표적인 입모근의 기원 세포를 규명한 데 있다. 입모근은 모낭에 부착돼 모발 줄기세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탈모 환자의 모발 재생 여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피부 상층부의 특정 세포인 ‘상부 섬유아세포’가 입모근의 잠재적 전구 세포임을 확인했다. 특히 상위 유전자인 ‘Mef2c’가 활성화되면 하위 유전자인 ‘Myocd’가 연쇄적으로 활성화되며 입모근으로 분화하는 핵심 기전도 규명했다.
또 사람 피부가 흉터 없이 재생되는 능력을 잃기 시작하는 시점에 대한 단서도 확보했다. 쥐와 사람의 피부 발달 지도를 비교한 결과, 입모근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갓 태어난 쥐의 피부와 임신 17주차 사람 태아 피부가 세포 성숙도 측면에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 태아 피부에서도 쥐와 동일한 ‘MEF2C 발현 상부 섬유아세포’가 발견되면서, 핵심 피부 조직 형성 과정이 두 종에서 유사하게 진행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피부가 재생 능력을 잃기 전인 ‘임신 17주 이전’ 단계가 흉터 없는 상처 치유와 탈모 극복 연구의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해 탈모 치료의 핵심인 입모근의 기원을 규명하고, 쥐와 사람의 피부 발달 궤적이 일치한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에 구축한 피부 발달 지도는 향후 온전한 모낭 재생과 흉터 없는 상처 치유 등 재생의학 연구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 탈모 인구는 약 10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국내에서도 약 1000만명이 탈모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은 전 세계 탈모 치료 시장 규모가 2028년 약 5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