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숨진 16개월 딸, 또래보다 저체중…의사 "당장 수혈 필요"
입력 2026.05.12 19:51
수정 2026.05.12 19:53
아동학대살해 재판서 사망 당일 진료 의사 증언
"질식에 의한 무기폐 판단…학대 흔적 발견 뒤 사인 변경"
지난해 11월2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친모 A씨(25)와 계부 B씨(33)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
16개월 된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친모와 계부의 재판에서 피해 아동이 사망 당시 또래보다 체중이 크게 적고 혈액 수치도 위험한 수준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아동학대 살해 혐의 재판에서 피해 아동을 진료한 의사 등을 상대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사망 당일 피해 아동을 진료하고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의사 A씨는 법정에서 "피해 아동 정도 월령이면 많게는 12kg 정도 체중이 나가야 하는데 8kg 정도에 불과했다"며 "헤모글로빈 수치도 매우 낮아서 당장 수혈이 필요했을 정도"라고 진술했다.
A씨는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와 관련해 영양 보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출혈 등 다른 원인도 가능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했다.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질식에 따른 무기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무기폐는 폐 일부가 쪼그라드는 증상이다. A씨는 헤모글로빈 수치나 저체중이 질식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피고인 측은 사망진단서상 사인이 처음 '병사'였다가 이후 '불상'으로 변경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에 A씨는 "처음에는 질식이 원인으로 보고 병사라고 썼다가 의료진들이 아이의 몸에서 학대 흔적을 발견해 바꿔 기재한 것"이라며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었고 나의 판단으로 그렇게 썼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저체중과 낮은 헤모글로빈 수치 때문에 피해 아동이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했을 가능성도 물었으나 A씨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피고인인 친모 B씨(25)와 계부 C(33)씨는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주거지에서 효자손, 플라스틱 옷걸이, 장난감 등으로 D양을 반복적으로 때리고 머리를 밀쳐 벽이나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양은 전신 피하출혈, 갈비뼈 골절, 뇌 경막하 출혈, 간 내부 파열 등으로 외상성 쇼크가 발생해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