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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안전, 충돌시험 넘어 SDV·배터리·정비까지 넓어진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5.12 18:10
수정 2026.05.12 18:12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2026 춘계학술대회 개최

자율주행·전기차·화재 등 미래 안전 의제 집중 논의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26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가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자동차 안전의 범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충돌 시 탑승자를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가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제대로 판단하는지, 전기차 배터리는 안전하게 관리되는지, 소프트웨어 오류와 제작결함에는 어떻게 대응할지까지 안전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2026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정부와 학계, 산업계, 연구기관 관계자 및 언론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학회 창립 20주년을 맞아 열린 행사인 만큼, 지난 20년간의 자동차 안전 연구 성과를 돌아보는 동시에 전동화·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안전 기준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3일간 진행된 학술대회에서는 약 150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발표 주제는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안전 기술, 충돌안전과 승객보호, 전동화 및 친환경차 부품 안전, 차량동역학, 상용차 안전, 교통사고 분석, 법제도, 안전의학 등으로 폭넓게 구성됐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미래차 안전’ 관련 세션이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플랫폼으로 바뀌면서 안전 평가 방식도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SDV, 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는 차량 기능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기존처럼 출고 전 성능만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운행 중 시스템 변경, 오류 가능성, 사이버 보안, 고장 대응 체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SDV 운행안전 평가기술과 미래모빌리티 제작결함 대응 전략이 논의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전기차 확산에 따른 배터리 안전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전기차 화재 예방, 사용후 배터리 안전관리, 수소전기차 저장 안전 및 에너지 회수 방안 등이 논의됐다.


전동화 전환이 빨라질수록 배터리 제조 단계뿐 아니라 운행, 정비, 사고 후 처리, 재사용·재활용 단계까지 안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시스템이 ‘고장 나지 않는 것’뿐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자율주행시스템의 SOTIF 기반 안전성 검증 기술이 대표적이다.


SOTIF는 장치 자체의 고장이 없더라도 센서 인식 한계나 예측하지 못한 도로 상황 때문에 사고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다루는 개념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단순 성능 경쟁보다 안전성 검증 체계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이 밖에도 자동차 화재 및 사고 예방, 교통사고의 법공학적 분석, 이륜차 교통사고 안전, 미래모빌리티 검사·정비 및 안전수리, 첨단 미래 자동차 검사 발전 연구, 건설기계 안전 고도화 방안 등 실생활과 산업 현장에 직접 연결되는 주제들도 함께 논의됐다.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박준형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미래 모빌리티자동차 정책 방향’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정부가 바라보는 중장기 자동차 정책 방향과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 과정에서 필요한 안전 기준, 제도 정비 방향 등을 공유했다.


자동차 산업 원로들이 참여한 특별강연도 마련됐다. 한국자동차공학한림원 김중희 회장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윤영한 고문은 ‘원로와의 대화’ 세션을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성장 과정과 향후 정책 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산업이 빠르게 전환되는 시기일수록 기술 개발과 함께 안전, 제도, 인력 양성이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하성용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 회장은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자동차 및 모빌리티 안전 분야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기술과 정책 방향을 함께 논의한 뜻깊은 자리였다”며 “창립 20주년을 맞은 학회는 앞으로도 국민 안전과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자동차 안전 전문 학술단체로서 역할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는 2006년 설립 이후 자동차 안전 분야의 학술연구, 국제협력, 정책 자문 등을 이어왔다. 매년 춘·추계 학술대회를 열고 있으며, ‘자동차안전학회지’ 발간과 대학생 AI·SW 모빌리티경진대회 운영 등 교육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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