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앞둔 '비둘기파' 신성환 "금리 인하 논하기 부담…물가 우려 커"
입력 2026.05.11 15:59
수정 2026.05.11 16:05
임기 하루 앞두고 간담회…지난해 5차례 금리 인하 소수 의견
"양극화 속 통화정책 어려워"…반도체 낙수효과엔 선 그어
"현재 원화 다소 저평가"…환율 하향 안정화 가능성 언급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1일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하기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당국의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물가 안정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신 위원은 이날 오전 한은 본관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는 우리 경제가 엄청나게 고통을 받는 한이 있더라도 고유가 2차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12일 신 위원의 임기 만료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지난 2022년 7월 금통위원으로 합류한 신 위원은 금통위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된다.
앞서 신 위원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지난해 1월과 4월, 8월, 10월, 11월 금통위에서 홀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신 위원은 "그동안은 물가 상승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생각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지금은 물가 우려가 있는 상황이고, 지금 의사 결정을 하라고 한다면 예전에 비해 물가 걱정을 훨씬 더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은 임기 중 통화정책 판단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한국 경제의 양극화'를 꼽았다.
그는 "경제 비중 10%를 차지하는 섹터가 경제 전체의 헤드라인 넘버를 결정해 버리고, 나머지 70~80%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조의 낙수 효과에 대해서는 "반도체는 자본 집약적인 산업으로 고용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며 "반도체 분야가 많은 이익을 내더라도 그로 인한 물가 충격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현재 원·달러 환율이 실질 가치 대비 다소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금리 역전 영향으로 원화가 절하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현재 수준은 지나치게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다만 여러 환경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하향 안정화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금통위 참여 과정에서의 아쉬움도 드러냈다. 신 위원은 "지난해 8월 정도에 금리를 한번 더 내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금통위는 위원회 조직이니 의사 결정을 100%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