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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베이스 더’ KIA가 발굴한 19세 광속 엔진 박재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5.10 09:18
수정 2026.05.10 10:44

타율 0.327 5홈런, 7도루로 기대 이상의 활약

롯데전 과감한 주루 플레이로 활력 불어넣어

KIA 신인 박재현. ⓒ 뉴시스

프로야구에서 어린 선수의 패기는 종종 팀 분위기를 바꾸곤 한다. 그리고 지금 KIA 타이거즈에는 그런 선수가 등장했다. ‘아기 호랑이’ 박재현(19)이다.


수치만 놓고 봐도 놀랍다. 박재현은 현재 타율 0.327 5홈런, 7도루를 기록 중이다. 출루하면 흔들고, 찬스에서는 해결하고, 수비에서도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나 숫자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기록지에 남지 않는 그의 플레이들이다. 특히 공격적인 주루는 상대 배터리와 수비진을 끊임없이 흔들며 KIA 야구의 분위기 자체를 바꾸고 있다.


9일 광주에서 열린 롯데전은 박재현이 왜 KIA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 경기였다.


3회말 박재현은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타자라면 1루에서 멈췄을 타구였다. 하지만 박재현은 달랐다. 타구가 떨어지는 순간부터 이미 2루를 노리고 있었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전력 질주했고, 단타를 순식간에 2루타로 바꿔버렸다.


기록상으로는 단순한 2루타 하나다. 그러나 더그아웃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상대 입장에서는 평범한 안타 하나가 순식간에 득점권 위협으로 변했다.


8회 장면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박재현은 기습 번트로 출루했다. 상대 내야진이 깊게 서 있던 점을 읽은 영리한 플레이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2루에 있던 그는 후속 타자의 3루 땅볼 상황에서 상대 1루 송구를 확인하자마자 재빨리 3루를 파고들었다.


기록에는 남지 않는다. 도루도 아니다. 안타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플레이 하나가 수비를 흔들고, 투수를 조급하게 만들며, 결국 실점을 유도한다. 야구에서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박재현은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KIA 신인 박재현. ⓒ 연합뉴스

KIA는 올 시즌 큰 변화를 겪었다. 오랜 기간 팀 리드오프와 유격수를 맡았던 박찬호가 FA로 팀을 떠났다. 공수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컸던 만큼 공백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특히 1번 타자 문제는 시즌 초 KIA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단순히 출루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상대를 흔들 수 있는 타입이 필요했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이동하면서 외야 한 자리에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박재현이 놓치지 않았다.


사실 시즌 전만 해도 박재현을 이렇게까지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어린 선수인 만큼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1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더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박재현은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주눅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어린 선수들은 1군 무대에서 소극적으로 변한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수하지 않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박재현은 다르다. 오히려 과감하다. 스타트 타이밍도 공격적이고, 다음 베이스를 노리는 판단도 빠르다. 상대 수비가 아주 잠깐 집중력을 잃는 순간을 정확히 파고든다.


이범호 감독의 극찬도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 감독은 박재현에 대해 “저런 친구가 한 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더 무서운 것은 성장 가능성이다. 아직 19세에 불과하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완성 단계가 아니다. 경험이 쌓이면 지금보다 훨씬 더 영리한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이 크다. 아직은 ‘아기 호랑이’로 불리지만, 그의 플레이는 이미 상대에 위협적인 맹수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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