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나무호 피격 '신중론'…프로젝트 프리덤엔 '참여 검토 불필요'
입력 2026.05.07 04:05
수정 2026.05.07 04:05
"나무호 피격, 확실하지 않아"…화재 가능성 열어둬
美 프로젝트 프리덤 중단에 "참여 검토 필요 없어져"
李대통령, 관련 사안 언급 삼가며 '신중한 태도' 견지
청와대 전경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합의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며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해방 작전)'을 잠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는 6일 "이제 그 작전이 종료됐기 때문에 (프로젝트 참여) 검토는 꼭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에 대해선 피격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국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단독으로 움직이다가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결이 다른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관련 사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삼가며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외교·안보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섣부른 메시지는 피하면서 상황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미국의 해양자유구상(MFC·Maritime Freedom Construct)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었고, 프로젝트 프리덤에 대해서도 검토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은 도널트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상선들의 탈출을 돕겠다며 시행한 작전이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개시일인 지난 4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해방 프로젝트' 작전과 관련한 선박 이동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한국도 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5일엔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며 프로젝트 프리덤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미국은 우리 배가 피격을 당했다는 전제하에서 (프로젝트 참여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며 "(피격 여부에 대해)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 일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위 실장은 "우리에게 있어 국제 해상로 안정과 항행 자유는 아주 중요하고 그래서 필요한 참여와 협력을 하려고 한다"며 "그러한 전제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구상과 안보리 결의에 동참한 바 있고 마찬가지로 미국이 제안하고 있는 해양자유 구상에 대해서도 해협에 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이나 한반도 대비 태세,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제안한 다국적 연합체 MFC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위 실장은 나무호의 피격 여부에 대해선 "화재 발생 초기에는 피격 가능성이 거론된 적이 있고, 저희도 그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회의를 할 생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정보를 추가 검토해 보니, 피격이 확실하지 않은 것 같았다. 침수라든가 배가 기울어진 사실이 없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원인) 규명에 얼마나 걸릴지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외부 관찰로 판단 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수일 내에는 지금보다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무호는 7일 오전 두바이항에 예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그런 판단에 따라 대응을 검토해야 할 텐데 지금 어떤 가설을 가지고 후속 대응을 설명하고 싶지 않다"며 "만약 피격이 아니라면, 문제는 단순한 화재 사건이 되는 것이다. 지금으로선 피격을 전제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화재 사고와 중동전쟁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지만, 공개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국면이 유동적인 상황인 만큼, 섣부른 메시지는 한미 관계는 물론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조현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관련 사안을 보고 받은 뒤 "공식적으로 공격을 중단했나"라고 한 차례 질문하는 데 그쳤을 뿐, 향후 대응 방향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로키(Low-key) 전략'을 유지하면서,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기 전까지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