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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발 뺀 자리에 '장갑차 공장'…한화, 캐나다 잠수함 잡을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5.06 11:37
수정 2026.05.06 11:37

독일 폭스바겐의 거리두기…그 빈틈에 '장갑차' 깃발 꽂은 한화

잠수함 사면 공장 짓는다…51% 캐나다 지분형 안보동맹 가동

"2035년 전 4척 인도 가능"…장관급 담판으로 '팀 코리아' 쐐기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왼쪽에서 네번째)가 지난달 캐나다 핼리팩스를 방문해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팀 휴스톤 주총리(왼쪽에서 세번째) 등 관계자들과 면담을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한화오션

최대 60조원 규모에 달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이 운명의 6월 발표를 앞두고 ‘경제 대항전’으로 번지고 있다. 독일의 우방인 폭스바겐이 투자에 선을 그으며 생긴 빈틈을 겨냥, 한화가 위기의 캐나다 자동차 업계를 향해 ‘장갑차 현지 생산’이라는 카드를 꺼내며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6일 방산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60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을 놓고 벌이는 이번 수주전의 결론은 이르면 6월 말, 캐나다 의회 여름 휴회 전에 발표될 예정이다. 단일 방산 수출 계약 사상 최대 규모의 잭팟을 향한 ‘팀 코리아’의 역습이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번 수주전의 결정적 분수령은 지난 3월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폭스바겐그룹의 거리두기였다. 캐나다 정부는 방산 수주의 반대급부로 자국 내 자동차 생산기지 확충을 요구했으나,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콘퍼런스콜에서 “다른 사업과 연계하지 않고 합리적인 기준만 따를 것”이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자국 제조 기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에 큰 실망감을 안긴 대목이다.


한화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캐나다 방송 CTV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사협회(APMA)와 K9 자주포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K10 탄약운반장갑차, 천무 다연장로켓,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등 주요 지상 무기체계를 캐나다 현지 부품과 인력을 사용해 생산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CTV는 이를 관세 폭탄과 수요 정체로 위기에 빠진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잠재적 생명줄(Potential Lifeline)’이라고 표현하며 집중 보도했다. 한화 측은 “이 계획은 잠수함 수주 여부에 100% 달려 있다”고 밝히면서 잠수함과 지상 무기 생산을 연계한 ‘조건부 패키지’로 캐나다 정부의 ‘자국 생산 확대(Build in Canada)’ 기조를 정면 공략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의 분석에 따르면 한화의 투자가 실현될 경우 2044년까지 약 102조4000억원(941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국내총생산(GDP) 창출과 연평균 2만2500명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한화오션은 지난 4일 몬트리올에서 현지 소재 기업 스파텍(Spartec), 코오롱 스페이스웍스와 3자 연합을 결성해 잠수함 핵심 구성품인 복합재 구조물까지 현지화하기로 합의했다. 평가 비중의 15%를 차지하는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 점수에서 독일을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평가의 50%인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에서도 한화는 캐나다의 요구보다 빠른 ‘2035년 전 4척 인도’ 타임라인을 제시하고 나섰다.


정부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캐나다로 출국해 이틀 간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등과 회담을 가진다. 김 장관은 한화의 방산 현지 생산안을 뒷받침하는 한편, “자동차 공장을 원한다”는 캐나다의 요구에 대응해 현대차그룹의 수소 생태계 구축 협력 방안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제조 시설(넥스트스타에너지)을 연계한 포괄적 산업 협력안을 제시하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캐나다가 중시하는 산업 협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고, 독일은 북극해 운용 능력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계성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캐나다 입장에서 독일이 더 오래된 우방 관계지만 캐나다가 추구하는 ‘다자주의’ 관점에서 신흥 파트너국으로 급부상한 한국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고, 양자 경제 관계에서도 한국은 독일 대비 결코 밀리지 않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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