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꺾이고, 기아 체력 증명한 4월…중견 3사는 수출로 '희비' (종합)
입력 2026.05.04 17:31
수정 2026.05.04 17:31
4월 완성차 5사 내수 총 11만7314대 판매
현대차 내수 19.9% ↓, 기아 7.9% ↑
한국GM·KGM, 수출로 내수 부진 방어
완성차 5사 4월 내수 판매 실적 ⓒ각 사
4월 국내 완성차 5사의 성적표는 단순한 판매 증감보다 브랜드별 내수 체력의 차이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부품 수급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가 겹치며 국내 판매가 20% 가까이 급감한 반면,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 등 RV 라인업을 앞세워 내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GM과 KGM은 수출로 전체 실적을 방어했지만, 국내 판매 기반 약화라는 숙제도 함께 확인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M)의 지난 4월 내수 판매는 총 11만7314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8.8% 하락한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도 10.0% 줄며 내수 판매 감소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차와 기아의 엇갈린 흐름이다. 현대차는 4월 국내 시장에서 5만405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9.9% 감소한 수치다. 반면 기아는 국내에서 5만5045대를 판매하며 전년보다 7.9% 늘었다. 같은 그룹에 속한 두 회사가 같은 달 정반대의 내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현대차는 엔진 밸브를 공급하는 협력사 안전공업의 화재로 팰리세이드와 G80 등 주력 차종 생산량이 줄었고, 신차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까지 겹친 점을 판매 감소 원인으로 들었다. 특히 팰리세이드의 경우 미국에서 발생한 전동시트 사고로 판매가 중단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지난달 팰리세이드는 3422대, 제네시스 G80은 2523대 판매에 그쳤다.
세단은 그랜저 6622대, 쏘나타 5754대, 아반떼 5475대 등 총 1만8326대가 팔렸다. RV는 싼타페 3902대, 투싼 3858대 등을 포함해 1만9284대를 기록했다.
쏘렌토 ⓒ기아
반면 기아는 같은 기간 국내 판매를 늘리며 현대차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기아는 4월 국내 5만5045대, 해외 22만1692대, 특수차 451대 등 총 27만7188대를 판매했다. 해외 판매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0.7% 감소했지만, 국내 판매가 7.9% 늘며 전체 실적을 플러스로 끌어올렸다.
기아 내수 판매를 이끈 것은 RV였다. 쏘렌토는 1만2078대가 팔리며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카니발은 4995대, 스포티지는 4972대, EV3는 3898대 판매됐다. 기아의 4월 국내 RV 판매는 총 3만5877대로 전체 내수의 65% 이상을 차지했다. 현대차가 공급 차질과 신차 대기 수요에 발목을 잡힌 사이, 기아는 쏘렌토와 카니발을 중심으로 한 SUV 수요를 흡수한 셈이다.
중견 3사의 실적은 ‘수출 방어력’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한국GM은 4월 총 4만776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했다. 겉으로는 두 자릿수 성장세였지만, 실적 대부분은 수출에서 나왔다. 한국GM의 4월 내수 판매는 811대에 불과했고, 수출은 4만6949대에 달했다. 전체 판매에서 내수 시장이 차지한 비중은 불과 1.7% 수준이다.
한국GM의 수출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이끌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파생모델을 포함해 해외 시장에서 3만1239대 판매됐고,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5710대가 팔렸다. 국내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약해졌지만, 글로벌 GM의 소형 SUV 생산기지로는 여전히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무쏘 ⓒKG모빌리티
KGM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GM은 4월 내수 3382대, 수출 6130대 등 총 9512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6.5% 증가했지만, 내수는 4.6% 감소했다. KGM의 4월 수출은 무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3.8% 늘었고,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에 6000대 선을 다시 넘어섰다.
내수는 무쏘의 신차효과가 다소 주춤하면서 판매량이 주춤했다. 무쏘의 4월 내수 판매량은 1135대로, 전월(1854)대비 26.2% 줄었다. 무쏘 EV, 액티언, 토레스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이에 KGM으로서는 무쏘의 해외 안착 여부가 올해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달 글로벌 시장 론칭을 시작한 무쏘는 1336대 판매됐고, 토레스 EVX는 1830대를 기록했다. KGM은 튀르키예에서 무쏘 글로벌 론칭 행사를 열고, 독일에서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출시 행사를 진행하는 등 수출 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필랑트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중심의 내수 구조가 뚜렷해졌지만, 두 달 전 출시한 필랑트의 신차효과가 지난달 대비 크게 부진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르노코리아는 4월 내수 4025대, 수출 2174대 등 총 6199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필랑트가 2139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그랑 콜레오스가 1550대, 아르카나가 336대를 기록했다.
특히 르노코리아의 4월 내수 판매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3527대로 87.6%를 차지했다. 필랑트는 판매 전량이 하이브리드고, 그랑 콜레오스도 1550대 중 1337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고유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보다 효율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2174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그랑 콜레오스가 수출명 ‘뉴 르노 콜레오스’로 894대, 아르카나가 260대 선적됐다. 여기에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4 수출 물량 1020대가 더해졌다.
한편, 4월 현대차·기아의 내수시장 합산 점유율은 93%로, 전년 대비 0.9%p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