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상호시장 완전 개방 코앞…전문 “폐업 위기” vs 종합 “생산체계 혁신”
입력 2026.04.29 07:29
수정 2026.04.29 07:29
전문건설 보호 구간, 올해 일몰…내년 업계 간 경쟁 예고
전문건설 업체 위기감 고조, 국토부에 탄원서 제출
“업역 개방이냐 봉쇄냐”…국토부, 관련 연구용역 진행 중
김석기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왼쪽)에게 이성수 전문건설협회 ‘불공정 경쟁체제 정상화 추진 TF’ 위원장이 회원사 탄원서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내년 전문건설과 종합건설 간 완전한 상호시장 개방을 앞두고 업계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건설업계는 불공정한 경쟁체제로 인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고, 종합건설업계는 계획대로 관련 로드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대한전문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는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불공정 경쟁체제의 정상화를 촉구하기 위한 회원사 탄원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날 이성수 전문건설협회 ‘불공정 경쟁체제 정상화 추진 TF’ 위원장은 “상호시장 제도는 대등한 경쟁 구조가 아닌 상태에서 시행됐고 전문건설시장 잠식을 초래했다”며 “이런 시기에 전문건설 보호 구간도 올해로 일몰 예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건설업계와 협의를 통해 2018년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1년부터 업역 규제를 단계적으로 허물어왔다.
현재는 4억3000만원 미만의 공사에 대해 전문건설업체 보호 구간이 적용되고 있으나, 해당 조치는 올해 일몰을 앞두고 있어 내년부터는 업계 간 업역이 완전히 사라진다.
다만 보호 구간 일몰을 앞두고 전문건설업계는 제도 시행 이후 기대됐던 건설업계 경쟁력 강화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수주 경쟁이 과열되고 동일 업종 간 하도급이 발생하는 등 시장 질서가 왜곡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건설협회에 따르면 상호시장 개방 수준이 종합에서 전문으로의 진출은 57% 수준에 달하는 반면, 전문에서 종합으로의 진출은 8.7%에 그치는 등 구조적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건설업계는 일몰 예정인 전문건설 보호 구간 확대 및 영구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전문공사를 수주한 일부 종합 업체들은 시공 능력이 충분치 않은데도 시장에 진입해 또 다른 불법 하도급 구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동일 종합 업종 간 하도급으로 도급단계가 추가돼 최초 도급 금액 대비 약 70% 이하로 실시공 금액이 줄어들어 품질 및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구간 운영 중에도 전문과 종합 간 수주 격차가 5000억원에 이른다”며 “국토부가 다음 달 초까지 실질적 개선 대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끝까지 뜻을 모아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종합건설업계는 당초 계획대로 상호시장 개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로드맵 수립 및 추진 과정에서 건설업계 간 협의가 이뤄졌고, 건설산업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해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종합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건설업체 중에서도 중소 업체가 대다수로 폐업 위기에 놓인 곳들이 많다”며 “이미 전문건설업계가 상호시장 개방 전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유예기간을 수년째 줬는데도 보호조치를 해야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업역 개방 취지는 건설업의 경쟁력 강화였다”며 “종합·전문건설업계와 국토부 간 로드맵 추진 관련 킥오프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데이터를 토대로 업역 개방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로드맵 추진 여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상호시장 개방 효과와 부작용을 점검하고자 국토연구원을 통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오는 6월께 결과가 나온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전문건설에 대한 보호 구간을 4억3000만원에서 10억원까지 상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건설산업기본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석기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건설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