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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 부모 3명 중 1명 정신건강 문제…"스트레스 원인, 아이 아닌 부모"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4.16 09:11
수정 2026.04.16 09:11

“일반 성인 대비 3배↑…가족 중심적 지원 정책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 3명 중 1명은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일반 성인 정신질환 유병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단순한 ‘양육 부담’ 중심 접근을 넘어 가족 단위 지원 필요성이 제기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연구팀(송다예 연구원)은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232명과 부모 46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심리 평가를 진행하고, 부모의 정신건강 증상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에 흥미를 보이거나 의사소통 및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복합적인 신경 발달 장애다. 최근에는 이러한 특성이 개인을 넘어 가족 내에서 공유될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면서, 자폐 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스트레스 원인이 부모의 신경 발달적 특성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 결과, 전체 부모 중 29.1%가 우울증·불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수면 문제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는 2021년 국민건강조사 기준 일반 성인 유병률(8.5%)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자폐스펙트럼 장애 아동의 부모가 겪는 주요 정신장애 종류와 비율 ⓒ분당서울대병원

특히 주목할 점은 부모의 스트레스 주요 원인이 자녀의 행동 문제가 아니라 ‘부모 자신의 광의의 자폐적 성향’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부모의 정신건강과 아동의 자폐적 행동은 일정 부분 연관성을 보였지만, 부모의 자폐 성향 변수를 반영하자 아동 행동의 영향력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부모의 자폐 성향은 정신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광의의 자폐적 성향은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낮은 흥미 ▲개인 활동 선호 ▲변화보다 규칙 선호 ▲대화 맥락 파악 및 사회적 언어 사용의 어려움 등으로 나타나는 신경발달적 특성을 의미한다. 연구에서는 특히 화용적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정신건강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부모는 자녀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해석하거나 맥락을 유연하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스트레스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정신건강 문제 유병률은 여성(35.3%)이 남성(22.8%)보다 높았으며, 어머니는 불안·우울·PTSD 등 정서적 문제에서, 아버지는 중독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다.


스트레스 요인 역시 성별에 따라 달랐다. 아버지는 아동의 공격성·충동성 등 외현화 행동에 더 큰 부담을 느끼는 반면, 어머니는 우울·정서조절 어려움 등 내면적 문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양육 과정에서의 역할 차이가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했다.


유희정 교수는 “그동안 자폐스펙트럼 장애 관련 정책과 지원 계획에서 부모 자신의 정신건강과 삶의 질은 너무 간과됐다”며 “부모의 심리적 안정은 아동의 정서·행동 발달에 중요한 만큼, 자폐스펙트럼 장애 지원 계획은 반드시 가족 단위로 이루어져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폐 및 발달장애 학술지’(Journal of Autism and Developmental Disorders)에 게재됐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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