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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란을 두둔하면 안된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4.09 08:42
수정 2026.04.09 08:43

일부 전문가들의 이란 변호 문제점 많아

전쟁 이대로 끝나면 이란은 북한식 독재국가로 전락할 우려 높아

앞으로도 국민들 억압하고 '저항의 축' 강화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이란 사태에 대해 발언하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2주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와 같다. 다시 불을 뿜을지, 아니면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리는 협상이 잘돼 휴전이 종전으로 이어질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돌아볼 점이 있다. 지난 2월28일 전쟁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방송, 칼럼, 유튜브 등을 통해 전쟁에 대해 평가했다. 이들은 자신의 성향이나 공부한 국가에 따라 때로 상상력을 가미해 전황(戰況)을 해석해 나갔다. 일리있는 지적이 많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내용도 적지 않았다.


우선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세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트럼프의 좌충우돌 의사결정에 미국의 권위와 동맹의 신뢰는 추락하고 있고, 미국으로 하여금 휴전을 못하도록 어깃장을 놓는 듯한 이스라엘의 태도에 상당수가 얄미움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가령 이번 전쟁을 두고 "우아한 위선의 시대는 가고 정직한 야만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이문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는 지적했다. 이전에도 국제관계는 강대국의 뜻대로 좌지우지 됐지만, 그래도 강대국이라면 최소한의 명분은 내걸었다. 의례적이긴 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대한 존중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우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는 아예 무시하면서 트럼프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규칙이 힘이 되는 것이 아니라 힘이 규칙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보니 이번 전쟁은 지난 2월11일 백악관 비밀회의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을 트럼프가 받아들이면서 시작됐다. 네타냐후는 1시간 동안 "지금이 이란 정권을 교체할 적기"라며 공격의 필요성을 강변했다고 한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몇 주 안에 파괴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없을 만큼 약화될 것이며, 이란이 중동 국가들에서 미국의 이익을 타격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트럼프는 동의를 했다. 이후에도 트럼프가 네타냐후의 말을 따라 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입은 심각한 타격을 생각하면,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원망의 목소리는 꽤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란을 두둔하고 변호하는 컨텐츠는 납득하기 어렵다. 가령 어느 학자는 유가인상을 이유로 "지금은 이란이 갑(甲)으로, 미국이 전투에는 이겼지만 전쟁에는 완전히 졌다"고 했는데, 과연 그런가 싶다. 어느 인사는 이란 현지 사정을 다 아는 것처럼 말했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이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또 달랐다.


이란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지, 미화해서는 안 된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신정체제(神政體制)를 표방하는 독재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만일 이대로 전쟁이 끝날 경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이끄는 독재 시스템이 더욱 강력해지면 강력해졌지 약해질 가능성이 적다.


이미 이란 내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같은 온건파를 실세인 아흐마드 바히디 IRGC 총사령관이 배후 통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이란은 조만간 북한과 같은 전체주의(全體主義)·전제주의(專制主義) 국가로 전락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협할 우려가 높아진다.


이번 전쟁의 뿌리만 봐도 그렇다. 수천 년에 걸쳐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보여 준 중동이지만, 이번 전쟁만 잘라서 놓고 보면 발단은 2023년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에 있다. 1200여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끌고 간 희대의 테러 공격이었다.


하마스의 배후에는 이란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2023년7월 하마스가 레바논에서 IRGC의 모하메드 사이드 이자디 고위사령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이란 측도 이를 지지했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IRGC 대변인인 라메잔 샤리프 준장도 "2020년 IRGC의 핵심 부대인 쿠드스군(軍)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미국 측이 암살한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3년 전 하마스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결국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됐다.


사실 1979년 이란에서 일어난 이슬람 혁명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중동의 정치 지형을 혼동으로 바꿔 버렸다. 호메이니 집권 이후 하메네이에 이르기까지 47년간의 독재체제는 과거 이란 국민들이 염증을 느꼈다고 하는 '팔레비 왕조 독재'와는 차원이 달랐다.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 가면 "미국 죽어라, 이스라엘 죽어라"라는 구호를 외쳐야 했다. 가끔 미국 성조기를 바닥에 깔고 밟고 지나가도록 강요했는데, 일부러 피해서 돌아가는 학생이 있을 정도였다.


처음 호메이니의 경호부대로 창설된 IRGC는 이제 국가 경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괴물조직으로 변하면서 국민탄압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란 당국은 올 1월 대대적인 민주화 시위가 벌어졌을 때 무려 4만명에 가까운 시위대를 죽였다. 심지어 골목 끝까지 쫓아가서 눈과 심장만 쏘아 죽이기도 했다. 현재 이란 내부는 인터넷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다. 독재체제의 대표적 특징인 여론조작에도 능숙하다. 하메네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영상은 사실 2년 전 사진을 다시 업로드한 가짜 뉴스라는 사실이 폭로됐다.


한국에서 8년째 거주하는 이란인 마사 씨는 "IRGC는 정권 보위만을 위해 존재하는 일종의 '사이비 종교'와 같다"면서 "이번 전쟁이 그냥 끝나 버리면 IRGC는 내부 뉴스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찾아내 숙청하는 '국민 사냥'을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이번 전쟁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를 축으로 하는 수니파 국가들을 공격하는데 보다 대담해졌고,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 이스라엘을 제압하려고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반군 등 이른바 3H를 다시 끌어 모아 이전보다 더욱 강력한 '저항의 축'을 구축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이란을 계속 공격해 트럼프의 말대로 석기시대로 만들어 버려야 할 까. 그렇게 하기에는 이란의 저항 능력이 대단한데다, 세계경제와 중동정치에 미칠 악영향이 너무 크다. 결국 요란하게 포탄이 오갔지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이란의 독재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은 없는 현재 상황에서, 과연 휴전과 종전은 국제정세와 중동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하다.



글/ 최홍섭 칼럼니스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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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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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로운여행자 2026.04.09  10:59
    이란을 두둔하면 안되는 이유치곤 너무 허접하다. 그들이 독재국가가 되든 핵폭탄을 갖든 그건 그들 그 나라 국민들이 선택할 사안이다. 독재를 해서, 핵무기로 이웃을 침략하거나 협박을 하는 게 아닌 이상 우리가 간섭할 사항은 아니다. 지금 얼토당토않은 논리로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세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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