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인니·태국 넘어 몽골까지…‘글로벌 디지털은행’ 확장
입력 2026.04.09 06:05
수정 2026.04.09 06:05
인니 슈퍼뱅크 상장 효과…1분기 993억원 평가이익 반영
태국 SCBX와 ‘뱅크X’ 출범 준비…위뱅크 자회사와 공동 구축
몽골 CSS 수출까지…“파트너·시장성 중심 글로벌 진출”
윤호영 대표이사가 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도네시아·태국에 이어 몽골까지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디지털은행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투자 성과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데다, 현지 금융사와의 합작을 통한 사업 모델 구축까지 병행하면서 ‘금융 플랫폼 수출’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프레스톡’에서 인도네시아 슈퍼뱅크(Superbank), 태국 가상은행 합작법인 ‘뱅크X(Bank X)’, 몽골 신규 진출 계획 등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슈퍼뱅크의 티고르 M. 시아한(Tigor M. Siahaan) CEO와 태국 뱅크X의 뿐나맛 위찟끌루왕싸(Punnamas Vichitkulwongsa) CEO도 직접 참석해 카카오뱅크와의 협업 성과와 향후 비전을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투자 성과가 가시화됐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 상장에 따라 보유 지분 회계처리를 변경하면서 올해 1분기 993억원의 평가이익을 반영했다.
기존 ‘관계기업 투자 주식’에서 ‘금융자산’으로 재분류되며 발생한 평가차익이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슈퍼뱅크는 카카오뱅크가 2023년 투자한 이후 단기간 내 상장에 성공하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해외 디지털은행 투자와 기술 협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슈퍼뱅크 측도 카카오뱅크와의 협업 의미를 강조했다.
티고르 CEO는 발표에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뱅킹 노하우가 슈퍼뱅크 앱에 적용된 사례를 설명하며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은 단순한 투자 지원이 아니라 디지털뱅킹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은행 산업 전반에 의미 있는 혁신을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단순한 지분 투자 성과로만 보지 않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자사 모바일 금융 모델과 서비스 설계 역량이 실제 현지 사업에 적용되고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국가 진출의 레퍼런스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8일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CEO가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태국에서는 현지 금융지주사 SCBX와 합작한 가상은행 ‘뱅크X’ 출범이 본격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월 태국 주요 금융지주사인 SCBX와 가상은행 설립을 위한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
현재 합작법인 ‘뱅크X’를 통해 내년 상반기 영업 개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합작법인 지분 10%를 우선 취득한 뒤 향후 24.5%까지 확대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중국 위뱅크의 자회사 ‘위뱅크 테크놀로지 서비스’가 참여해 코어뱅킹 시스템을 담당하고, 카카오뱅크는 UI·UX 설계와 모바일 앱 구축 등 프론트엔드 전반을 맡는다.
단순 지분 투자에서 나아가 실제 서비스 구조를 설계하는 역할까지 담당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국 측 역시 카카오뱅크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뿐나맛 뱅크X CEO는 “SCBX는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디지털 뱅킹 역량에 주목해 파트너십을 제안했다”며 “카카오뱅크의 기술을 접목해 태국 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개인화된 AI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글로벌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슈퍼뱅크와 같은 ‘소수 지분 투자(스마트 마이너리티)’ 단계에서 시작해, 태국처럼 합작법인(JV)을 통한 공동 사업으로 확장한 뒤, 향후에는 자체 주도 사업까지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윤호영 대표는 “글로벌 진출은 단독으로 추진하기보다 현지 이해도가 높은 파트너와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규모보다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진출 국가를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카카오뱅크 기자간담회에서 대표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CEO,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CEO.ⓒ데일리안 손지연 기자
카카오뱅크는 동남아를 넘어 몽골 진출도 공식화했다.
이날 행사에서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진출 국가로 몽골을 낙점했다고 밝히고, 현지 금융기관에 자체 대안신용평가모형(CSS)인 ‘카카오뱅크 스코어’의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금융이력이 부족한 차주를 평가해온 포용금융 역량을 해외 시장에 수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몽골 진출에 대해 “한국에서 증명해 온 카카오뱅크의 포용금융 역량을 세계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가 단순히 해외 시장에 점포나 법인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자사의 핵심 기술과 신용평가 모델을 현지 금융기관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대상 금융 서비스 확대도 글로벌 전략의 한 축으로 제시했다.
우선 250만 국내 거주 외국인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시작으로,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까지 포함한 약 2000만명의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요구불통장, 해외송금, 프렌즈 체크카드 등을 제공하고, AI 기반 실시간 전문 번역 기능을 통해 언어 장벽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금융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카카오뱅크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 구상도 공개했다.
해외 결제와 송금에서 보다 저렴하고 실시간에 가까운 거래를 구현하는 글로벌 금융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통해 사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고객과 자산을 연결하는 ‘글로벌 커넥터’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윤 대표는 “3년 전 이 자리에서 동남아시아 2개 국가와 해외 진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오늘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설명드릴 수 있게 됐다”며 “인도네시아와 태국, 새롭게 진출할 몽골에서의 성과를 교두보 삼아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적인 확장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