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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퍼펙트스톰-문화] 고환율 압박에, 치명적인 불황…출판계에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4.10 07:27
수정 2026.04.10 07:27

독자들 '주머니 사정' 따라가는 출판 시장

번역서 위축, 열악해진 번역가

중동 전쟁이 40일째를 맞으면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을 합의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이미 우리 정치와 경제, 산업, 문화 전반은 고유가·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4고(高) 위기를 맞으며 충격에 휩싸였다. 중동 전쟁이 현재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과 종전 이후에도 한반도에 머무를 강력한 중동발 태풍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지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파가 출판계에도 미치고 있다.


“당장 표지 코팅비가 7%p 올랐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한 한 출판사의 대표부터 “경기 불황으로 인해 독자들이 책을 더 멀리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는 관계자들까지. 출판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뉴시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책 ‘제작비’의 상승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3월 국제 활엽수 표백화학펄프(SBHK) 가격은 톤당 7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600달러대 중후반에 머물던 가격이 올해 1월 700달러를 넘어선 뒤 상승세다.


종이의 주성분이 되는 펄프 가격이 상승하면서 책을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출판사 대표 A씨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당장 표지코팅비가 7%p 올랐다”며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제작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용지인데, 운반비 상승 등 여파로 인해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환율도 큰 부담이다. 출판 관계자 B씨는 “번역의 가치가 있는 해외 작품을 만나도, 그만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고려해야 한다. 번역서 출판은 위축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다수의 외서를 번역해 출간한 한 출판사 관계자 C씨 역시 “현실을 고려하면, 아무래도 시도를 줄이는 방향이 맞다. 국내 저자를 발굴하거나 하는 식으로 방향을 바꾸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좋은 책을 만났을 때 제안을 안 할 수 없다. 당장은 수익과 출판사가 추구하는 가치 사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버텨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어려움에도 불구, 완성도를 놓칠 수 없는 출판사들의 고군분투가 아직은 가능하지만, “제작에 드는 비용은 고정값이기에, 그 외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고 있다”는 출판사의 노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B씨는 완성도의 하락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번역가들이 받는 번역 비용이 적다는 지적이 이미 있어 왔다. 그런데 해외 문학 판권 수입이 줄어들면 번역가들의 일거리도 줄어 수 있다. 또 예산 절감을 위해 AI 번역을 활용하는 출판사들이 나오다 보면, 번역의 품질이 떨어진다. 예비 번역가를 키우는 것도 어렵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경기 불황의 여파가 독서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A씨는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독자들이 더 이상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장르 문학을 출간하는 출판사 관계자 D씨는 “규모가 크지 않은 출판사의 경우 아직은 제작비나 판권료 부담을 걱정만 하는 수준이지만, 많은 출판 관계자들이 불황 여파는 체감하고 있다. 출판 시장은 독자들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타격을 입는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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