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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민주주의 삼킨 판결문…사흘 간격 엇갈린 공천 가처분 '후폭풍'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6.04.06 16:51
수정 2026.04.06 16:52

같은 재판부, 같은 당인데…김영환 '인용'·주호영 '기각

두 결정문 뜯어보니…"추상적 기준" vs "정무적 판단"

'고무줄 잣대' 논란…法판결 따라 춤추는 공천 대진표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도지사(왼쪽)와 주호영 의원.ⓒ데일리안DB

오는 6월3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대진표가 법원의 연쇄적 가처분 결정으로 요동치고 있다. 당의 정무적 판단으로 마무리돼야 할 공천이 줄줄이 사법부 심판대에 오르면서 정당 정치 자율성이 실종되고 정치의 사법화, 사법의 정치화가 이제는 상수로 자리 잡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김영환 충북도지사 후보와 주호영 의원은 당의 공천 배제 결정에 불복해 각각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두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가 내놓은 결정들은 사법부가 정당의 공천 기준에 대해 일관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정문에서 재판부는 먼저 김 지사 사건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내세운 '시대교체'나 '경쟁력' 등 배제 사유를 두고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상적 기준"이라고 명시했다. 당규상 명확한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를 주관적 잣대로 배제한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는 취지다.


반면 주 의원 사건에서는 같은 당의 종합 평가 과정을 "고도의 정치적 의사 결정"으로 규정하며 사법 자제의 원칙을 내세웠다. 정치적 결단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공천의 특성상, 사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결국 동일한 재판부가 불과 사흘 사이 정당의 자율적 공천 심사 권한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면서 사법 결정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스스로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온다. 한편 주 의원은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에 불복해 6일 항고장을 제출했다.


법원이 사건마다 엇갈린 잣대를 들이대자 공천 탈락자들 사이에서는 "일단 법원으로 가고 보자"는 식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합의로 해결돼야 할 공천 갈등이 법원의 '고무줄 잣대'에 휘둘리면서 정당 정치의 자율성이 사실상 사법부의 사후 승인에 종속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온다.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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