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다주택자 ‘골든타임’ 연장…“매물 절벽 우려 일부 해소”
입력 2026.04.06 15:47
수정 2026.04.06 15:49
서울 아파트 매물, 5.7% 감소…아파트값 상승세 둔화도 주춤
5월9일 토허 신청분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 적용 검토
비거주 1주택자 매물 출회도 유도, 주택 공급 고심
“일부 매물 출회 기대…시장 연착륙 도모”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 중인 이재명 대통령.ⓒ뉴시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되며 거래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부작용을 일부 완화하고 일부 집주인들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조치란 평가가 나온다.
6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오는 5월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한 경우까지는 (유예) 허용을 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인 5월 9일까지 계약 체결과 계약금 지급을 완료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토지거래허가 절차까지 고려하면 4월 중순 이후에는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그렇게까지 제한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5월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매물에도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 ‘골든타임’을 연장해 추가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단 취지로 읽힌다.
앞서 정부는 5월9일까지 거래를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에 한해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은 토지거래허가 절차가 적용되는 만큼, 실질적인 마감 시점은 이달 중순으로 인식돼 왔다.
데드라인이 정해지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빠르게 출회되며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수요 측면에서는 다주택자 매도 움직임과 전세매물 감소가 맞물리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자 매수세가 집중됐다.
ⓒ뉴시스
다만 최근 시장에서는 매도 의사가 있던 집주인들의 급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단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지난달 21일 8만80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6일 기준 7만5501가구로 5.7% 감소하면서다.
오름세가 둔화되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도 2주 연속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3월 셋째 주(0.05%→ 0.06%) 소폭 커지더니 넷째 주 0.12%까지 확대됐다.
5주 연속 하락하던 용산구는 0.04% 상승하며 반등했고,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0.07%로 집계돼 일주일 전(-0.10%) 대비 하락세가 한층 옅어졌다.
정부는 추가적인 매물 출회를 유도하려는 전략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공급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 단기적인 공급을 꾀하겠단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다주택자들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데드라인이 5월9일까지로 연장되면 매도를 망설이던 집주인들이 다시금 주택 처분에 뛰어들 수 있다.
향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매물이 실거주 수요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 보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다주택자에 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 낀 매물을 무주택자에 처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일부 완화해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1주택자들도 ‘나 세 놓고 있는 집 팔고 싶은데 왜 우리는 못 팔게 하냐’는 반론들이 많다”며 “지금은 (1주택자들에게도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수요를 자극하기보다는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훨씬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기존 집주인들이 주택을 보다 쉽게 처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집주인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다. 물론 올해 1분기처럼 매물이 대량 쏟아지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택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주택자들 중 버티는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토허제로 묶인 서울에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사람들의 숨통을 틔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도 “물론 정권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바뀌는 만큼 집주인들 중 급하게, 싸게 팔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로 시장에 매물이 좀 더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양도세 중과 부활 후 매물 잠김이 우려됐는데 시장 급변동을 막고 연착륙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