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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고엔트로피’설계로 수소 생산 3배 향상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입력 2026.04.05 12:00
수정 2026.04.05 12:01

7종 금속 섞은 고엔트로피 설계

수소 이온 확산 속도 7배 올려

500시간 이상 구동에도 안정성 확보

Advanced Energy Materials 저널 표지.ⓒ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물질을 많이 섞을수록 더 안정해지는 ‘고엔트로피’ 설계를 통해 수소 전지 반응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는 수소 가격을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앞당길 수 있는 성과로 기대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엔트로피를 극대화하는 설계를 통해 전지의 반응 속도와 출력 성능을 크게 향상시킨 새로운 ‘산소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산소 전극 소재는 전지에서 수소를 생산할 때 산소가 생성되는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구성 요소다.


물에서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기술은 미래 청정에너지의 핵심으로 꼽힌다. 특히 프로톤 전도성 전기화학 전지(PCEC)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고 이 과정에서 수소 이온이 내부를 이동하면서 수소를 만들어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지 내부 산소 전극에서 반응 속도가 느려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여러 금속 원소를 동시에 도입해 무질서도를 높이는 고엔트로피 전략에 주목했다. 보통 많은 원소를 섞으면 구조가 불안정해질 수 있지만 적절한 조성에서는 엔트로피가 극대화되면서 오히려 안정한 단일 구조를 유지하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극 구조 안에서 금속 원소가 들어가는 자리(A-site)에 7종의 금속 원소를 동시에 도입한 고엔트로피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산소 전극을 설계했다.


이 전극은 금속과 산소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금속이 함께 들어간 이중 구조에 여러 원소를 섞은 고엔트로피 설계를 적용한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금속이 뒤섞이면서 전극 내부의 전하 이동과 산소 관련 반응이 더욱 원활해지고, 그 결과 전기 생산과 수소 생성 반응이 더 빠르게 일어나게 된다.


특히 밀도범함수이론(DFT) 계산 결과, 전극 내부에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빈자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산소 결함 형성 에너지가 기존보다 60% 이상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 더 쉽게, 더 많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또 물질 내부에서 이온의 분포와 이동을 확인하는 분석 기법인 TOF-SIMS를 살펴본 결과, 수소 이온 이동 속도도 기존보다 7배 이상 빨라졌다. 이는 전극 내부에서 수소가 생성되는 과정이 훨씬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성능 역시 향상됐다. 새 전극을 적용한 전지는 650℃에서 기존보다 약 2.6배 높은 전력 밀도를 기록했으며 수소 생산 성능도 약 3배 향상됐다.


이는 같은 조건에서 더 많은 전기와 수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500시간 동안 진행한 수증기 조건 테스트에서도 성능 저하가 0.76%에 그쳐, 장시간 사용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이강택 교수는 “엔트로피라는 열역학 개념을 활용해 전극의 반응성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그린수소 생산 효율을 크게 높여 수소경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벤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에 지난 2025년 12월 16일 게재됐다. 또 해당 논문은 연구의 파급력을 인정받아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김지현 기자 (k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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