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부산 이전' 갈등 속 이사회 재편…총파업 전운 [주총]
입력 2026.03.26 12:08
수정 2026.03.26 12:08
주총서 사외이사 2인 선임 가결로 '5인 체제' 확정
노조 "지방선거 전 강제이전" 반발...파업투쟁 예고
최원혁 HMM 대표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파크원HMM본사에서 열린 제5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HMM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재편을 마무리하며 본사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이날 주총에는 이전 관련 안건이 직접 상정되지는 않았으나 전날 청와대 앞 상경 투쟁에 이어 주총장 내부에서도 ‘강제 이전’을 저지하려는 노조의 항의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HMM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파크원 본사에서 제50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안양수 전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박희진 부산대 경영대학 부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한 모든 의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로써 HMM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명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기존 6명에서 1명이 줄어든 규모다.
이날 주총의 최대 쟁점은 사외이사 신규 선임이었다.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3명의 후임으로 산업은행 출신의 안양수 전 사장과 부산 지역 학계 인사인 박희진 부교수가 낙점된 것을 두고 주주 측의 성토가 이어졌다.
한 주주는 발언권을 얻어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 인사가 합류하는 것은 사외이사의 본질적 기능을 상실하고 대주주의 거수기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특정 지역 기반 학자를 선임한 것 역시 이전 강행을 위한 정당성 확보용 거수기를 세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최원혁 HMM 대표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추천된 후보를 특정 사안(부산 이전)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것은 의장의 역할을 벗어난다”며 “이사회의 선관주의 및 충실 의무를 다해 회사와 주주에게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주주 자격으로 마이크를 잡은 정성철 HMM 육상노조 지부장은 “이번 주총으로 이사진이 결정되면 4월 이사회 의결, 5월 임시주총을 거쳐 6월 지방선거 전 이전을 마무리하려는 것이 합리적 추정”이라며 “자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회사가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특히 노조 측은 본사 이전 시 업무 효율성이 60~70%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불확실한 세제 혜택 가정을 근거로 수천억원의 이전 비용과 인력 유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은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고 엄중 경고했다.
정 지부장은 이사회가 본사 이전과 관련해 검토한 자료가 있다면 이를 주주와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평하게 대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며 “말씀 주신 사안에 대해서도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 의무를 다해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사회 축소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는 “당사 정관상 이사회는 3명 이상 12명 이내로 구성하면 되고, 2019년부터 2023년까지도 5명 체제로 운영한 전례가 있다”며 “5명 체제가 6명 체제에 비해 특별히 운영상 어렵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 대표는 “향후 추가 충원이 필요한 시점에는 이사 정원 증대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합산 지분 70.5%)의 찬성으로 이번 정기주총에 상정된 6개 의안들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지만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전날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는 그간 침묵하던 해상노조까지 참여해 “일방적 희생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인 상태다. 노조는 내달 2일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본사 이전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이전 이후 첫 해양수산부 수장으로 취임한 황종우 장관은 전날 “HMM의 부산 이전을 환영하지만 민간기업이라 개입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