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트럼프 ‘호르무즈 안보 이해당사자 책임론’ 띄우며 동맹 압박
입력 2026.03.19 08:20
수정 2026.03.19 08: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열린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식에 참석한 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해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마무리된 후 호르무즈 해협 안보를 이곳을 통한 에너지 교역에 의지하는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미국이 장기적으로 발을 빼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나라 중심으로 해협 안보를 맡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동참에 선을 긋거나 확답을 하지 않는 동맹국을 압박하는 차원의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테러국가 이란의 잔재를 제거해버리고 이른바 그 해협의 책임을 이용 국가가 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면 우리의 반응 없는 동맹 중 일부가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에 군함 파견 등으로 협조하라는 요구에 대해 유럽 동맹국의 반대가 속출한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 책임을 거론하며 미국을 지원하라는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 백악관도 이날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작전에 동맹국들의 참여를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해협 재개방을 위한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유럽은 물론 걸프 및 아랍 지역 동맹국들과 계속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여전히 비장의 카드를 갖고 있다. 언론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계획이 마련돼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답했다. 이어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나서서 더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상당 부분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국가로 수입된다. 반면 미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작다. 미국은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낮으니 장기적으로 해협 안보에서 손을 떼고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끼리 해협의 통행 안전을 책임지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인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만큼 막히면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크고 이란이 과거부터 해협 봉쇄나 선박 나포를 압박 카드로 써왔기 때문에 미국은 중동에 해군을 주둔시키며 해협 일대를 감시해왔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8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동맹 대부분의 반대에 막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계속해서 요구할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유럽을 비롯한 동맹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어떤 식으로든 동참함으로써, 미국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안보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동맹은 정신을 차리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돕는 데 나서야 한다'는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의 사설을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그는 전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대부분이 대이란 군사작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며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는 식으로 강하게 불만을 쏟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