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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직전 또 손질…與 '막판 땜질' 입법 논란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2.27 00:00
수정 2026.02.27 00:00

법왜곡죄, 본회의 당일 대폭 수정…"위헌 시비 방지"

내란재판부법·허위조작정보근절법도 본회의 전 손질

야권, '졸속 입법' 맹비난…"근거 부족 드러날까 겁나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 도중 심각히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앞두고 막판 법안 수정을 반복하면서 '부실 입법'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같은 입법 방식이 관행처럼 굳어질 경우 향후 입법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법 왜곡죄 신설 법안의 본회의 상정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 의견을 수렴한 뒤 법안을 대폭 수정했다. 당 안팎에서 조문의 추상성이 위헌 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전날 본회의에서 수정안 제안 설명을 통해 "구성요건의 불명확성 등을 이유로 법왜곡죄가 위헌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법 왜곡죄는 판사나 검사가 재판 과정에서 법령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증거를 조작할 경우 최대 징역 10년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적용 대상을 재판 전반으로 규정했으나, 이를 형사재판으로 한정해 범위를 축소했다.


법왜곡 행위를 규정한 조문도 대폭 손질했다. 기존에는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해 당사자를 유·불리하게 만든 경우'로 규정했으나, 이를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로 구체화했다. 또 '다만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했다. 자의적 해석 논란을 차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증거 없이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라는 표현은 '적법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범죄사실을 인정한 경우'로 수정했다. '논리나 경험칙에 현저히 반해 사실을 인정하는 경우'라는 문구는 삭제됐다.


민주당이 본회의 직전 법안을 수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이른바 허위조작정보근절법 역시 막판 수정 과정을 거쳤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은 내란·외환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설치를,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은 불법·허위조작 정보 유포 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법의 경우, 민주당은 위헌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 12월 16일 의원총회에서 법안을 대폭 손질하기로 결정했다. 전담재판부 판사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법원 외부 인사를 제외하고, 전담 판사는 대법관 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하도록 수정했다. 적용 시점은 2심부터로 조정했고, 법안 명칭에서 '윤석열'이라는 표현도 삭제했다. 민주당은 수정 결정 일주일 만에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허위조작정보근절법은 막판 손질 사흘 뒤인 지난해 12월 24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선 단순 착오가 아닌 고의성이 있는 허위 정보의 유통만 금지하도록 했는데, 이후 법사위 심사에서 단순 허위 정보까지 금지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당 지도부는 '고의성' 요건을 다시 포함하는 방향으로 조문을 재조정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상임위와 법사위 단계에서 충분한 숙의 없이 본회의 직전 '땜질식 수정'을 반복하며 졸속 입법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과 민주당이 졸속과 위헌, 몰상식을 고집한다면 이 정권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며 "헌법을 버리고 도덕을 저버린 권력의 끝은 언제나 처참하고 비참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위헌성을 해소하지도 못한 채 졸속 수정안을 내고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통과시키려 한다"며 "법왜곡죄 도입이 무엇이 그리 급한 사안이냐. 최소한의 토론과 법원·법조계 의견 수렴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근거 부족이 드러날까 우려되기 때문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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