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성장률 2.0%로 상향…"반도체 경기 호조 확대"
입력 2026.02.26 14:37
수정 2026.02.26 14:38
1분기 소비 회복·수출 증가로 0.9% '쑥'
2분기 이후에도 양호한 성장 흐름 지속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8%에서 2.0%로 올려잡았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경기 호조와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26일 한은이 발표한 '2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높은 2.0%로 제시했다.
한은은 "미국 관세 영향과 건설투자의 더딘 회복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개선세 확대, 예상보다 양호한 세계경제 흐름 등에 힘입어 2.0%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 전망치(전 분기 대비)는 1분기 0.9%, 2분기 0.4%, 3분기 0.4%, 4분기 0.4%로 제시됐다.
올해 1분기 중에는 소비가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전분기 역성장(-0.3%)의 기저효과가 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나타나면서 성장률이 당초 예상(0.3%)을 상당폭 상회해 1%에 근접할 것이란 설명이다.
2분기 이후에도 소득 여건 개선 등으로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게 확대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호조가 이어지면서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 보면 올해 민간소비는 1.8%, 설비투자는 2.4%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건설 등 비IT부문의 미약한 회복이 성장을 일부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건설투자는 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비IT 부문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전망 때와 같은 1.4%로, 상향 조정된 전체 전망을 고려할 때 IT와 비IT 간 격차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등 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p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건설투자 회복 지연은 성장률을 0.2%p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2.1%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2.1%)보다 0.1%p 상향 조정된 수준이다.
수요 압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전자기기·보험료 등 일부 품목의 비용상승 압력으로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1%p 높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중 2%에 근접한 수준을 이어가다가 내년에는 목표 수준인 2.0%를 나타낼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 대비 0.1%p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등 IT제조업의 기여도가 소폭 줄어들면서 전체 성장률 규모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 전망을 크게 상회하는 1700억 달러로 예상됐다.
직전 전망치인 1300억 달러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 성적(1231억달러) 역시 상회한다.
반도체 가격의 큰 폭 상승 등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은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상품수지 흑자 규모를 1896억 달러로 예상했다. 직전 전망(1386억 달러)을 대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회복에 따른 산업서비스 특허사용료 등 수요 증가, 디지털서비스 플랫폼 구독료 지출 증가 등의 영향이다.
한은은 이날 경제전망에서 AI 반도체 경기를 주요 변수로 제시하며, 이를 고려한 대안적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시장에서 향후 AI 산업 성장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과 AI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옴에 따라서다.
올해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율이 10% 내외로 둔화한다는 기본 전제에 따라 성장률이 2.0%로 도출됐다.
반도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낙관 시나리오 적용 시 올해 성장률은 2.2%까지 높아졌다.
피지컬 AI 확산 등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국가 주도 AI 추진이 가속화하면서 향후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물량이 16% 수준을 지속하는 경우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은 0.3%p 올라 2.1%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때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0.1%p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 적용 시 올해 성장률은 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AI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데이터센터 확충 과정에서 전력 부족 등 병목현상이 심화하는 경우를 가정해 도출한 결과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올해 6% 내외, 내년 3% 내외로 둔화하는 상황으로 가정됐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은 0.3%p 하락한 1.5%로, 물가 상승률도 0.1%p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