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우위' 로보락, 이번엔 '신뢰' 꺼냈다…삼성 정조준한 전략 전환
입력 2026.02.26 13:05
수정 2026.02.26 13:05
플래그십 모델 S10 MaxV Ultra 신제품 발표, 27일부터 판매
성능 경쟁 넘어 보안·AS 전면에…"한국은 양보다 질의 시장"
최근 신제품 공개하며 '신뢰' 경쟁 축 꺼내든 삼성전자 정조준
2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모델들이 로보락 신제품 'S10 MaxV Ultra' 제품을 공개하고 있다.ⓒ로보락
로보락이 신제품 발표 무대에서 성능 대신 '신뢰'를 전면에 내세웠다. 흡입력과 청소 성능 중심이던 로봇청소기 경쟁 구도가 보안과 서비스, 사용자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최근 국내 업체들이 강조해온 전략과 정면으로 맞붙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로보락은 26일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2026 신제품 론칭쇼'를 열고 플래그십 로봇청소기 'S10 MaxV Ultra'를 공개했다. 행사에는 댄 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과 제품 전략 관계자들이 참석해 신제품과 함께 향후 전략 방향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성능'보다 '경험'이다. 로보락 측은 로봇청소기를 단순 가전이 아닌 생활 자동화를 구현하는 AI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댄 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은 "우리는 단순히 로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사소한 문제들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는 기능이 아니라 로봇의 핵심 원동력이며 사람에게 자율성을 돌려주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에는 통합 센서를 기반으로 300개 이상의 장애물을 인식하는 AI 인지 시스템이 적용됐다. 사용자의 청소 패턴을 학습해 공간별 전략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스마트 플랜 3.0'과 내장형 음성 비서 기능으로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기기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로보락은 보안을 강조하기 위해 자사 제품의 '온디바이스 AI 구조'를 강조했지만, 데이터 처리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국내 이용자의 정보는 한국 법령에 따라 관리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 개선을 위한 데이터 업로드 여부나 외부 기관의 정기 보안 감사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구조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댄 챔 로보락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임채현 기자
업계에서는 로봇청소기가 실내 공간 정보를 수집하는 기기라는 점에서 향후 투명성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도 보안이었다. 로보락은 글로벌 인증기관 UL솔루션즈의 IoT 보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히고, 공식 홈페이지 내 ‘트러스트 센터’를 개설해 데이터 처리 정책과 보안 구조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출장 AS 도입 역시 함께 발표됐다. 다음 달부터 주요 제품을 대상으로 방문 수리를 시작하고 서비스 접점 운영 시간을 확대한다. 하드웨어 성능 경쟁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서비스 경험이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S10 MaxV Ultra는 최대 3만6000Pa 흡입력과 음파 물걸레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약 8.8cm 이중 문턱을 넘고 최대 3cm 두께 카펫까지 청소할 수 있도록 섀시 구조를 개선했다. 로보락은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흡입력 표기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파스칼(Pa)과 와트(W)는 서로 다른 측정 기준으로 단순 환산 공식은 없다"며 "모든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한 파스칼 기준을 사용하고 있으며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내부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보락은 한국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강조했다. 댄 챔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한국은 단순히 판매량 규모가 아니라 기술과 소프트웨어 관점에서 양보다 질이 중요한 시장"이라며 "젊고 역동적인 소비자 환경 덕분에 새로운 경험과 기술을 빠르게 검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모바, 드리미, 다이슨 등 경쟁 브랜드 증가 역시 시장 위협보다는 시장 성숙 신호로 평가했다.회사는 2014년 이후 누적 판매량 2200만대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발표를 단순 신제품 출시가 아닌 전략 전환 신호로 보고 있다. 성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이후 보안과 서비스, 플랫폼 경험으로 경쟁 무게중심을 옮기며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로봇청소기 시장이 '흡입력 경쟁'에서 '신뢰 경쟁' 단계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S10 MaxV Ultra는 27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