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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변수 속 북미 둔화…건설기계, 신흥시장·비건설 확대 가속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6.02.23 13:07
수정 2026.02.23 13:07

美 대법원 상호관세 제동...트럼프 관세 정책 혼선

상호·파생관세 부담 완화 가능성에도 불확실성 지속

유럽·신흥시장 공략 확대·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HD건설기계 100톤(t)급 초대형 굴착기.ⓒHD건설기계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자 국내 건설기계 업종에 부담 완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15%의 관세 유지 방침을 밝히고 품목관세 역시 그대로 적용되면서 불확실성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북미 수요 둔화까지 겹친 가운데 업계도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23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주요 업체들은 신흥시장으로 판로를 넓히는 한편, 농업·조경 장비와 산업용 차량 등 비건설 장비 비중을 높이며 전략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0일(현지시간) IEEPA를 근거로 부과된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에 반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을 발표한 데 이어 이를 15%로 상향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미 무역대표부(USTR)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 착수하며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자동차·철강 등 주요 수출 품목은 무역법 232조에 따른 품목관세 적용 대상이어서 이번 판결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관세 정책이 여전히 유동적인 만큼 대미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기계 분야는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파생 관세 부담이 겹쳐왔다는 점에서 일부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건설기계의 경우 지난해 4월 15% 상호관세에 이어 작년 8월부터는 파생상품 관세까지 적용되며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품목관세는 유지되고 기납부 관세 역시 소송 등을 통해 회수해야 하는 한계가 있으나 다른 법률을 통한 관세 수준이 완화되거나, 향후 기납부 관세를 환급받는다면 좋을 것”이라며 “기계 부문에서 지게차, 굴착기 등 중장비는 일부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북미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의 실적은 지난해 둔화 흐름을 보였다. 북미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 두산밥캣은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1.3% 감소한 6861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매출이 3% 줄었고, 아시아·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는 13% 감소했다. 반면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은 1%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합산 법인으로 지난 1월 통합 출범한 HD건설기계 역시 관세 부담과 수요 둔화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전신인 HD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09억원으로 전년보다 10.3% 감소했다. 매출은 신흥시장 인프라 수요에 힘입어 9.8% 증가했지만 북미 관세 부담과 중국 사업 재편이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업계는 전략 축을 비건설 장비 확대와 신흥시장 공략으로 옮기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아프리카·중남미·인도 등 인프라와 자원 개발 수요가 이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면서 유럽연합(EU)의 정책 자금 집행 재개에 맞춰 신모델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올해 매출 8조7218억원, 영업이익 4396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두산밥캣은 대규모 인수 대신 북미 중심 매출 구조를 안정화하는 동시에 비건설 장비 비중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유럽 시장 확대를 위해 검토하던 독일 건설장비 업체 바커노이슨 인수 계획을 중단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대신 북미 시장에서 확보한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농업·조경용 장비(GME)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정책의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북미 시장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며 “단기 변동성에 대응하면서도 지역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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