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더 힘든 청년들…70만명 넘긴 ‘쉬었음’ 인구
입력 2026.02.15 11:00
수정 2026.02.15 11:00
2030 쉬었음 인구 71만7000명
전체 청년 중 5.8%가 ‘쉬었음’
구직 단념 이유는 양질 일자리 부족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센터를 찾은 구직자가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퇴사 후 금방 다시 취업할 줄 알았는데 벌써 네 번째 명절 연휴를 맞았습니다. 가족들 보기가 민망해 이번 설 연휴는 아무데도 가지 않고 집에만 있으려고 합니다”
A씨(30대·남)는 반복된 취업 실패에 구직 의욕을 잃고 ‘쉬었음’ 청년이 됐다. 가족 친지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명절이지만, A씨처럼 몇 년째 취업하지 못한 ‘쉬었음’ 청년에게 설 연휴는 유난히 더 힘든 시기다.
A씨처럼 구직 활동 없이 쉬는 청년층이 사상 처음 70만명을 돌파하면서 고용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해 20~30대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71만7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청년층 인구 1235만8700명 중 5.8%가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셈이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8000명, 30대는 30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30대 쉬었음 인구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며 고용 시장 허리인 청년층 활력이 급격히 저하됐음을 보여줬다.
실업자는 구직 의사가 있어 실업 급여나 취업 지원 대상이 되지만 쉬었음 인구는 통계상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구직 자체를 포기한 상태여서 정부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청년들이 구직을 단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 일자리 부족이다.
노동부 조사 결과 쉬었음 청년 상당수가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노동 시장 이중 구조가 심화하면서 청년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줄어든 결과다.
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의 특징과 이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층의 구직 등록 당시 희망 직종과 취업한 일자리의 직종 일치도가 61.2%로 상당 부분에서 일치하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 특성에서 취업 소요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구직이 장기화되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이후 직면한 일자리의 근로 형태와 임금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해 오랜시간 일을 지속하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청년층 첫 일자리의 특성 분석을 통해 근로 의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취업 준비를 하는 청년에게 일할 의지를 잃고 노동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구직 활동 지원 차원을 넘어선 안정되고 우수한 일자리의 발굴 및 제공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