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은 어떡하지…” 모인 김에 짜보는 상속 설계 [명절 절세 꿀팁②]
입력 2026.02.16 10:00
수정 2026.02.16 10:00
사전 증여·배우자 등 공제 혜택 천양지차
부동산은 자산 가치 낮을 때 증여
10년 이상 동거하면 6억원까지 공제
상속세 ‘현금 납부’ 원칙…미리 준비해야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민족 대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본가에 모인 홍길동 씨(가명) 가족. 함께 식사를 마친 뒤 거실에 둘러앉아 서로 못 본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속’ 문제로 이어졌다. 엄청난 자산을 가진 건 아니지만 집 한 채라도 형제자매끼리 다툼 없이 나눴으면 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나온 주제다.
상속은 민감한 부분이다. 아무리 가족이라도 상속인과 피상속인의 생각이 다르고, 피상속인 간 의견도 각양각색일 수밖에 없다. 가족 간 상속 지분 조율을 조언할 순 없겠지만, 세금 부담이라도 낮춰 가족 간 갈등을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이 있다면 귀 기울여 볼 법하다.
현명한 상속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시간’이 곧 돈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상속세를 아끼는 가장 보편적 방법은 ‘사전증여’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속 개시일(사망일) 전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 재산에 합산돼 세금을 매긴다.
예를 들어 40억원 자산가 A 씨가 사망 직전에 모든 재산을 상속하면 최고 세율 구간(50%)에 해당해 세금 폭탄을 맞는다.
그런데 10년, 20년 전부터 자녀와 손주 등에게 미리 재산을 나눠주면 상속 시점 과세 표준을 낮출 수 있다. 금액에 따라 기본 공제 5000만원 외 최소 10%(1억원 이하)의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매년 재산을 상속하면 합산해서 세율을 적용하지만 10년이 지나면 합산 대상에서 빠진다. 즉, 10년 단위로 상속하면 합산 세율 자체를 낮출 수 있다.
현재 자산 가치가 낮은 부동산을 먼저 증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중에 값이 오를 게 분명하다면 그나마 가장 값이 저렴할 때 증여하는 게 현명하다. 증여세는 증여할 당시 가치를 기준으로 한기 때문이다.
상속세율 표. ⓒ국세청
배우자 공제도 좋은 방법이다. 상속세는 배우자가 살아있을 때 공제 혜택이 많다. 배분 결과에 따라 수억원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배우자 상속은 최대 5억원까지 공제 혜택을 받는다. 5억원 이상인 경우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에 대해 법정 상속 지분 내에서 최대 30억원까지 공제 가능하다.
다만 배우자 나이가 많다면 많은 재산을 넘기는 게 오히려 장기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자식에게 다시 항속하면서 세금을 또 한 번 내야 하기 때문이다. 1차 상속 때 배우자 공제를 최대한 받으면서 자녀에게 직접 넘길 자산 규모와 균형을 맞추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동거 주택 상속공제’도 잘 들여다봐야 한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자녀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이다.
공제 요건은 피상속인(부모)과 상속인(자녀)이 10년 이상 한 집에서 실거주하고, 상속인이 무주택자인 경우다. 해당 요건을 충족하면 6억원까지 주택 가액의 100%를 공제받는다.
주의할 점은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같아서는 안 된다. 실제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며, 중간에 주택을 처분하거나 거주하지 않은 기간이 있으면 혜택받기 어렵다.
종신보험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님이 피보험자, 자식이 계약·수혜자면 부모님 사망보험금은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자식이 보험료를 냈다면, 사망보험금은 상속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점은 상속세는 ‘현금 납부’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부동산 비중이 높은 한국 자산가들은 세금을 내기 위해 멀쩡한 집이나 빌딩을 급매로 내놓아 수억원의 손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상속세를 미리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상속을 죽음의 문제가 아닌 ‘자산의 이동’으로 보라고 조언한다.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산 현황을 공유하고 증여 시점을 의논하는 것만으로도 수억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법이 허용하는 공제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자녀에게 짐을 남기지 않는 가장 지혜로운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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