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말고 무슨 묘수 없소?…국민의힘 '속앓이'
입력 2026.02.05 00:10
수정 2026.02.05 00:10
24시간 필버·단식·천막농성 총동원했지만
與 외면에 통일교 특검법 관철 가능성 난망
사법개혁법안 몰아치면 또 당할 수밖에…
"소수야당 할 수 있는 모든 방안 알려달라"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22일 국회에서 단식 8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단식 중단 권고를 받아들이며 단식을 중단하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국회본관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8대 악법 저지를 위한 릴레이 천막농성'을 진행해오고 있다. 하루 4개 조로 나눠 조당 4~5명이 두 시간 간격으로 번갈아 진행한다. 당은 농성의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8대 악법'을 저지할 때까지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장동혁 대표는 지난달 29일 야당 대표 최초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완주했다. 이후 쌍특검 관철을 목표로 8일간의 단식도 했다. 문제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정치적 성과 달성은 요원하다는 점에 있다. 국민의힘의 효과적인 대여투쟁 방식에 대한 고민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지난달 26~30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주 대비 1.2%p 오른 43.9%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2.5%p 내린 37.0%였다. 양당 간 격차는 3.2%에서 6.9%로, 3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리얼미터는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코스닥 시장 호황과 1·29 부동산 대책 발표가 부산·울산·경남과 서울, 자영업자층 등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면서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 제명 조치와 이에 반발한 친한계의 지도부 사퇴 요구 등으로 당내 내홍이 심화되며, 계파 갈등이 지지율 하락의 주된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의회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이다. 다수의 일방적인 독주를 전제로 가고 있는 게 지금 정부 여당의 모습이기 때문에, 어떤 것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이어 "야당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그거밖에 없냐고 하면 죄송스럽지만, 현재로선 이것밖에 없다. 소수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알려달라고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월 27일 국회 앞에서 통일교 및 공천 뇌물 등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두 차례 회동을 통해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어 쟁점법안이 아닌 다른 법안들을 일단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내에는 3대 사법개혁(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법안 및 검찰 관련 법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 3차 상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이른바 개혁법안의 요지는 크게 세 가지다. 대법관 수 증원·법왜곡죄·재판소원 등을 포함한 사법개혁 법안,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등 검찰개혁 법안 2개, 자사주 소각 등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합의되지 않은 법안을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면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협조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는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밖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필리버스터는 반복되면서 이제는 대국민 여론전 효과가 높지 않은데다, 범여권이 24시간만에 중단시킬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대여투쟁 방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제는 더 이상 물리적 힘으로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 필리버스터, 단식 투쟁, 단체 행동 등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모든 합법적인 수단을 취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모이고 국민의 마음에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면 언젠가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