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할머니" 선배 괴롭힘에 숨진 16세…할머니는 매일 기다려
입력 2026.01.29 16:09
수정 2026.01.29 16:09
ⓒ게티이미지뱅크
할머니와 단 둘이 살던 후배를 지속적으로 괴롭혀 숨지게 한 10대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8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형사1단독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폭행과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A군(17)에게 장기 4년, 단기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군은 지난해 8월 19일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B군(사망 당시 16세)을 상대로 폭행과 금품 갈취 등 괴롭힘을 이어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B군에게 중고로 70만원에 산 125㏄ 오토바이를 140만원에 강매했다. 당시 가진 돈이 70만 원밖에 없던 B군은 남은 금액을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갚았다. 그러나 A군은 "입금이 늦었다"는 이유로 연체료까지 챙겼다.
B군은 숨지기 이틀 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적발돼 입건됐고 오토바이는 압류됐다. B군은 돈을 마련할 방법이 막힌 상황에서 A군의 보복을 두려워하던 끝에 지난해 8월 19일 여자친구에게 '못난 내가 먼저 간다.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 취지의 유언을 남기고 숨졌다.
검찰은 "지속적인 폭행과 공갈, 협박으로 피해자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군이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 의사를 밝혔으나 유족이 거부한 점도 구형 이유로 들었다.
B군 아버지는 "합의할 생각이 없다"며 "16세 아이가 죽었다. 평소 밝고 잘 웃으며 잘 뛰어놀던 아이다. 어떻게 죽음으로 몰아갔느냐.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홀로 키우던 할머니는 아직도 매일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울먹였다.
경찰은 이 사건을 B군의 개인 사정으로 인한 단순 변사로 판단했으나 장례식장에서 "선배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친구 9명의 증언이 나오자 재수사했다. 경찰은 A군의 휴대전화 포렌식과 목격자 진술을 통해 혐의를 입증했다.
A군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3월 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